커트볼 포비아 (1)

by 분더카머

cover 린시동(중국)

2005년생

세계 랭킹 1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3년 더반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동메달

24년 혼성단체 월드컵 단체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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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49구


일찍 구장에 가 몸을 풀고 레슨에 들어간다. 오늘로써 정확히 3달이라는 기간을 채운다. 처음 시작할 땐 ‘조금만 치면 잘 치겠지’하는 생각이 큰 오산이었음을 깨닫고는, 탁구를 얕잡아본 반성을 곁들이며 혼자 남아 서브 연습을 하거나 기계 볼을 치고 집에 가곤 한다. 그래도 들인 시간과 정성이 있는지 어느새 왕초보의 태는 조금 벗어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고지가 보이지 않을 땐 머리를 숙이고 묵묵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머리를 쓰기보다 오르는 몸에 힘을 실자.

앞 타임 펜홀더 전형 회원의 땀이 흐른 레슨 테이블을 닦고 하체를 풀어준다. 공 하나를 주워 커트 서브를 연습하고 있을 때 코치님이 들어온다. 바로 포핸드부터 자리 잡고서는 레슨 시작. 몇 번 포핸드 스트로크를 치다 드라이브로 넘어가는데, 아직은 10개를 연속으로 걸지 못한다. “공은 러버에 묻어야 하는 것이지, 치는 게 아니다” 때리는 소리가 나면 자동 응답기처럼 나오는 말. 약하더라도 회전을 주어야 하는데, 몸에 힘이 들어가면 그저 때려서 넘기려고만 한다.

커트 서브를 하고 커트볼 드라이브로 상회전으로 만든 공을 드라이브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연결로 들어가기도 전, 커트 서브를 넣을 때 백스윙이 너무 크다고 한다. 라켓은 가볍게 잡고서 떨어지는 공이 맞을 때 힘을 줘야 하는데 이미 어깨부터 팔까지 힘이 과하게 들어가 있어 공이 제대로 깎일 수 없다. 서브는 단지 다음 공을 편하게 잡기 위해 넣어야 하는 것인데 ‘커트 서브를 강하게 넣어 점수를 따겠다’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나 보다.

서브를 조정하고 넣은 후 커트볼을 쳐올린다. 픽 하는 소리와 함께 네트를 넘지 못한 공을 보고는 “약해 약해” 코치님이 고개를 젓는다. 커트볼은 더 끌어서 때리는 힘이 있어야 하기에, 타이밍을 조금 늦게 잡아야 함에도 타구하는 타이밍은 이상하게 빨라진다. 공이 정점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그때 공을 쳐야 힘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넘기지 말고, 쭉 잡아끌어라. 포물선을 크게 그려서 네트를 넘긴다고 생각해” 수정의 수정이 거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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