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정이징(대만)
1992년생
세계 랭킹 11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0년 도쿄 올림픽 혼합복식 동메달
17년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은메달
16년 필라델피아 월드컵 여자 단식 은메달
이전 이야기
하루는 레슨이 밀려서 회원과 게임을 한창 하고 있었다. 상대는 부관장 형에게 레슨을 받는 회원이라 부관장 형도 게임을 지켜보면서 나와 상대의 플레이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게임이 끝나고 그가 다가와 한마디를 건넨다. “스윙이 너무 밑에서 위로 나온다. 민볼은 뒤에서 앞으로 쳐야지.”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다. 한동안 안 되던 커트볼 걷어 올리기에 너무 집착했던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드라이브에 위력이 없다고 생각한 건 회원들이 내 공을 아주 쉽게 받아내면서 부터였다. 그때부터 벽에 부딪힌 것 같이,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한 번 상회전으로 바뀐 공은 상단을 맞추며 앞으로 보내주면 되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내가 더 강하게 회전을 줘야지’ 하는, 상대방의 플레이는 배제한 채 오직 공의 회전만 중시하며 혼자만의 탁구를 치고 있었던 것이다. 탁구는 상대와 공을 나누는 운동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포핸드 드라이브로 어느 정도 예열을 하고, 감을 잡고 나면 시스템 연결로 넘어간다. 포핸드 드라이브에서 나오는 수정사항은 ‘면이 얇으니 라켓 각을 열어라’, ‘라켓을 빼지 말고 더 타이트하게 잡아라’ 정도로 일괄된다. 어느날은 드라이브에 대해 코치님이 아무 말도 없이 넘어갈 때도 있다. 드라이브 역시도 뿌리를 내리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나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말 없는 증명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몸을 쉼 없이 움직이지만 머리는 딴생각으로 가득하다.
커트 서브를 넣고 백에서 돌아서서 커트볼 드라이브를 걸고 스텝을 움직여 포사이드 드라이브로 연결시킨 후 다시 백에서 쇼트를 2번 하는 시스템을 연습한다. 코치님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열 번의 공이 오가는 이 과정이 순탄하게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커트볼에서 걸리거나 드라이브에서 걸리거나 쇼트에서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시스템을 시작한 지도 언 한 달이 넘은 것 같은데 쉬이 적응되지 않는다.
“게임하는 걸 보니까 연결됐을 때는 그나마 나은데, 커트볼 드라이브 미스가 많다.” 내 약점을 훤히 꿰뚫어 보는 관심법에 정곡을 찔렸다. “맞아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이 흘러나온다. 뒤로 가면 연결이 되는데, 앞단이 부실하니 드라이브 싸움까지 가는 길조차 험난하다. 지금 가장 자신 없는 것이 커트볼 드라이브인데, 게임에서 상대가 내 커트볼이 약점인 것을 알면 먼저 선제를 걸지 않고 대부분 커트로 내게 넘긴다. ‘어떻게 처리할 거야?’라고 말없이 물으며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위치를 잘 잡아야 하는데, 위치를 전혀 못 잡는다” 커트 서브를 넣고 리시버의 커트가 백사이드로 오면 조금 붙어서 쳐올려야 하는데, 너무 멀리서 공을 치려고 하는 위치에 있다. 커브볼은 볼 자체가 많이 나오지 않으니까 가까이서 포지션을 잡아야 함이 첫째다. 최대한 가까이 붙으려니 또 너무 눈앞에 공을 둔다는 말이 나온다. 스윙 궤적을 무시하면 안 되니 자세는 낮되 스윙이 온전히 나갈 수 있는 거리 간극을 맞춰야 한다. 내 신체 스펙과 스윙은 오직 나만이 체득할 수 있으니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길밖에 없다. 자연스레 거리와 자세가 나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