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와 공을 나누는 운동임을 (2)

by 분더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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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52구


몇 번이나 끊기는 시스템을 반복하다 보니, 내가 넣은 커트 서브를 받는 코치님의 리시브가 조금 달라진다. “서브 커트량이 저번보다 많아졌다” 평한다. 공의 아래를 깎아서 넣는 서브는 탁구장이 아니더라도 항상 라켓을 들고 다니며 연습하고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공을 던지고 떨어질 때 라켓을 60도 정도로 세워 라켓의 가장 앞 쪽 부분으로 공의 아랫부분을 맞춘다. 공에 회전이 걸려 다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이 숙달된다면 라켓 각을 점점 더 눕히면서 반복한다. 하회전의 감각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커트볼을 여차저차 상회전으로 올려놓고 포핸드 드라이브로 연결을 하면, 또 한 번 지적이 나온다. 공 하나하나가 벽이자 도전이다. “포핸드가 급하다. 허리를 돌려 내 가슴 앞에 들어왔을 때 쳐야지. 포핸드에서 급하게 처리할 필요 없이 천천히 임팩트만 줘도 공은 힘 있게 넘어간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공이 네트에 맞고 넘어오거나 불규칙하거나 짧게 오면 강하게 치지 않고 한 타이밍 공을 넘겨주며 대응한다. 좋은 공이 오지 않을 땐 무리해서 공격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테이블로 오는 공만 봐도 강하게 걸어야 하는지 약하게 달래서 보내야 하는지 판단이 바로 서는데, 내 경우 판단이란 과정 없이 공을 빨리 강하게만 넘기려고 하니 미스가 속출한다. 그 미스는 그대로 실점으로 헌납된다.

서브 후 포사이드에서 커트볼을 올리다 “백사이드 커트볼과 포사이드 커트볼 드라이브는 뭐가 다른 거 같아?” 코치님 질문이 몸을 멈추게 한다. 명쾌한 대답을 하고 싶지만 질문의 요지조차 모른다. “포사이드에선 몸을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하체를 쓰는 반면에 백사이드에서는 하체를 제대로 쓰지 않고 팔로만 공을 올리려고 하니까 네트에 걸린다. 골반을 튕겨주면서 임팩트 줘야 떨어지려는 공을 넘길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임팩트가 좋다면 하체를 많이 쓰지 않아도 공을 올릴 수 있으나 내게 아직 그런 강한 임팩트는 없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정석대로 자세와 스텝을 하나씩 밟아가야 한다.

“스윙이 툭툭 끊겨, 끝까지 스윙을 해줘라” 공에 임팩트를 주는 순간 스윙이 멈춰지는 것은 다른 회원들에게도 들은 말이다. 스윙 속도 또한 준비부터 끝까지 일정한 게 아니라, 공이 라켓에 맞을 때 순간적인 가속을 가해 공을 쳐야 한다. 볼이 맞기 전 어느 정도 힘이 빠져 있어야 하는데, 백스윙부터 힘이 잔뜩 들어가 있으니 가속할 수 있는 구간이 없다. 어깨를 풀고 힘을 빼라는 말은 동작의 간결함과 궤를 같이 한다. 간결하지만 빠른 스윙, 언제쯤 나는 장착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백사이드와 포사이드 커트볼을 한 번씩 번갈아 하면서 레슨을 마무리한다. 백과 포사이드를 움직이려면 쉬지 않고 스텝을 움직여야 한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속으로 박자를 맞추면서 움직여본다. 스윙 한 번에 안간힘 쓰는 소리가 레슨실에 퍼져 나간다. 하체가 계속 내려가 있으니 허벅지가 터질 것처럼 아파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임은 더뎌진다. 하체에 부하가 걸리니 자세는 갈수록 높아진다. 극한에 다다랐을 때 딛는 움직임이 체력이자, 의지이자, 실력임을 안다. 하루하루 조금씩 전진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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