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지 않지만 성장하고 있음을 (1)

by 분더카머

cover 알렉시스 르브론(프랑스)

2003년생

세계 랭킹 9위

전형 : 오른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4년 파리올림픽 남자단체전 동메달

24년 부산세계선수권 남자단체전 은메달

23년 크라쿠프 유러피언게임 남자단식, 단체전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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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53구


오후 근무 스케줄, 월요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휴가를 쪼개 내고 빡빡한 출근길을 뚫고서 탁구장으로 향한다. 부지런히 몸을 풀고 하위부 경기 편성을 본다. 리그전 참여를 거듭할 때마다, 매번 1승씩을 더 거두곤 했었는데 오늘은 또 어떤 성적표를 받아 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 하위부 참가자의 면면을 바라보던 노년의 회원께서 강자가 나오지만 않는다면 내가 1위를 할 수 있을 거란 말을 건넨다. 나 역시 조금의 기대를 하고 있고, 어느덧 전승을 바라는 내 모습이 낯설다. 전패를 하면서 시작해 1승을 처음 해보던 게 몇 달 전인데 어쩌다 전승까지 바라보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게임에 집중해 전승을 해보려는 각오는 첫 경기부터 깨졌다. 나보다 구력이 훨씬 오래된 중년 여성 회원분에게 1:3으로 시원하게 저버렸다. 욕심을 부린 탓일까, 상대는 많이 움직이지도 않는 스타일인데 박자가 빨라서인지 뜬 공 스매시에 점수를 모조리 내주었고, 내 공격은 여전히 미스가 많았다. 지는 게임이 되는 전형적인 패턴은 상대 선제에 수비를 하다가도 공격에서 무리한다는 것이다.


좋은 공과 나쁜 공을 보고 판단하는 눈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구력이 얼마 안 되어 그런 운영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코치님이 말했었다. 첫 게임부터 목표가 무너지니 사기가 푹 가라앉는다. 재밌자고 하는 건데 왜 죽기 살기로 이기려 들었을까. 쉬면서 머리를 식히고 나머지 게임은 편하게 즐기면서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게 느껴진다.

이어진 게임에서 승을 거두다 처음 리그전을 나갔을 때 만났던 비회원 여성분을 몇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첫 대회에 늦게 참석해 허겁지겁 몸도 풀지 못하고 첫 게임을 했던 분으로, 구장 내 8부로 대회에 나오지만 구력과 실력은 이미 하위부에선 적수가 없을 정도로 잘 쳤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게임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3:0의 스코어로 완파당했었다. 부족한 내 실력만이 벽이라 생각했는데, 나만 열심히 하면 곧잘 칠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강호에 협객들이 무수하다. 이들의 공격을 잘 막아내야 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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