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할 정도로 따를 것을 (1)

by 분더카머

cover 콰이만(중국)

2004년생

세계 랭킹 5위

전형 : 왼손 셰이크핸드 올라운더

25년 마카오 월드컵 단식 은메달

23년 더반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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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탁구 성장기

55구


포핸드 드라이브에서 어느 정도 회전을 주는 게 보이니까 제자리에서 타구하는 건 기본으로 하고, 공이 좌우로 나올 때마다 오른발을 옮겨 잡으며 공을 걸 수 있어야 한다.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조금 멀거나 가까울 때 팔로만 치는 게 훤히 보이는데 몸의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니 당연하게도 정타가 나오기 힘들다. 드라이브를 배우게 되면서부터 빠르게 넘어오는 공을 대처하려니 좋지 않은 버릇이 생긴다. 매번 ‘다리부터 움직이자’ 생각하지만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아 고역이다.

“짧거나 길게 오는 볼에 대한 처리를 아마추어들이 가장 어려워한다. 나오지 않는 공을 기다리면서 치지 말고, 앞으로 나가서 쳐야 한다. 게임하는 걸 보니 다 그렇게 치고 있더라” 힘주어 코치님이 말한다. 좌우로 오는 공은 눈에 쉽게 보이니까 스텝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쫓아갈 정도는 되지만 짧거나 길게 나오는 볼에 대해 앞으로 나오거나 뒤로 물러서는 움직임은 쉽게 하지 못한다고.


모든 사람들의 박자가 일정한 게 아니니까 짧게 나오는 공은 정점에 이를 때에 맞춰 한 걸음 앞으로 나가서 잡는 것도 필요하다. 그 자리에서만 가만히 공을 기다리니 정점을 지나 떨어지는 공을 타격하게 된다. 좋은 타이밍을 놓치고 떨어지는 공을 퍼올리려니 확률적으로 오버미스가 많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길게 올 경우에는 다리를 물리면서 정점을 맞춰야 하는데, 제자리에서 강하게 오는 공을 보내려니 역시나 미스가 난다. 공의 착지점을 예측하고 부지런하게 공을 찾아다니며 좋은 타이밍을 잡을 것을 기억하려 한다.

내가 친 공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아올 때는 그에 맞는 스텝으로 몸을 움직여주는 게 가장 좋다. 오른쪽으로 이동이 필요할 때는 오른 다리만으로 스텝을 옮겨도 되지만 왼쪽으로 이동할 때는 잔발로 두 다리를 같이 옮겨 치기 좋은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한 발만 왼쪽으로 옮기는 스텝은 탁구 사전에는 없고, 그렇게 발만 옮긴다고 해서 몸 쪽으로 오는 공을 제대로 맞출 수는 없다. 보통 몸 쪽으로 오는 공엔 손을 바꾸어 백핸드로 대응하면 간단하지만, ‘백핸드의 비중은 줄이고 웬만하면 다 포핸드로 잡아라’는 코치님의 주문으로 몸 쪽으로 오는 공도 돌아서서 쳐야 한다. 나의 스텝을 길러주기 위해 그가 내린 특단의 조치라는 것을 알기에, 그것이 정도의 길이라는 것을 알기에 착실하게, 때로는 멍청할 정도로 따르면 된다.

민볼 드라이브를 칠 때는 천천히 잡아서 치는 느낌을 가져갈 것. 매번 급하게 공을 친다는 피드백이 이어진다. 자리를 잡았을 때 정점에 있으면 제일 좋은데, 자리를 못 잡았으면 정점이 아니라 조금 기다렸다가 떨어질 때 쳐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 짧은 순간에도 자리 생각을 해야 한다. 자리도 잡지 못하고, 공의 정점도 아닌 이도 저도 애매한 타구를 보내면 상대에게 그저 배팅볼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나. 코치님이 알려준 대로 발을 가볍게 움직이며 드라이브를 치니 “그렇지, 좋아” 코치님의 리액션에 흥이 붙는다. “항상 오른발 디뎌 놓고 치고, 민볼 드라이브는 지금 거리보다 살짝 뒤에서 쳐도 된다.” 그다음 피드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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