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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상

수고가 많다, 오코치!

by 오 코치
울상
수고가 많다, 오코치!


울상.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와.
와.
와.


로그인하자마자 로그오프 하고 싶을 만큼 먹구름이 가득한 표정과 아우라의 고객님이 들어왔다. 컨디션이 괜찮은 상태로 로그인했는데, 0.1초 만에 연기처럼 힘이 빠지는 느낌을 들게 했다.


(45분, 어떡해.)


하… 이럴 땐 별수 없다. 흐름을 타야 한다.


첫 세션이니 유념해야 할 사항을 안내하고, 궁금한 점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소개로 이어간다. 매우 꼼꼼하게 들어야 시작점을 알 수 있는, 첫 세션의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고객의 소개는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못 알아들은 걸까? 아니다. 말을 알아듣기 어렵게 하는 고객이 아주 가끔 있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하…


(정신 똑. 디. 차렷!)


“하 대리님, 고민되는 내용을 먼저 어젠다로 정. 확. 하. 게 정해 볼까요?”


서로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가면 되니, 바로 본 세션으로 들어간다. 서로의 귀한 시간을 쓰는 건데, 뭐라도 득이 되어야 한다. 코치로서의 나만의 결심이지만, 오늘이 ‘득 없는 날’이 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안 된다고!)


한참 동안 상황 설명을 들었지만, 겨우 흐릿한 맥락만 파악할 수 있었다.


“조화롭게 일하는 게 저한테는 정말 중요해요. 그렇지가 않으니 저는 동기부여가 안 돼요. 그리고 그게 제 영혼에게 좋지 않아요.”


(울고 싶다.)


하 대리의 말끝을 붙잡고, 그가 말한 ‘조화롭게’의 의미를 정의할 수 있었다. 그에게 ‘조화롭게’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고, 논의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부서 이동 이후 아무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설명은 나중에 덧붙였다.


코치가 정신줄을 놓을 뻔할 정도로 산만한 소통력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상이던 그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드리워졌다.

그리고 그는 다음 세션 예약을 물었다.


(오코치, 수고 많다!)


*** 이번 세션은 ‘핵심가치’를 정의하기 위한 의도로 진행되었다.
이렇게까지 산만하다는 건, 모든 것이 느슨하고 불투명하다는 점을 반영한다.


*** 핵심가치는 표면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러 겹을 들추고 다양한 각도에서 의미와 이유를 물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단어가 나온다.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은 보통 10개 정도의 단어로 정리된다.


*** 본인의 핵심가치를 알고 계신가요?
모르신다면, 제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정리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 핵심가치를 정리해 두면, 많은 것들에 대한 답을 훨씬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칭받으세요, 여러분. 복 받으실 거예요!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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