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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안 지키는 상사, 결정 안 해주는 상사

나빠요.

by 오 코치
약속 안 지키는 상사, 결정 안 해주는 상사
나빠요.



나빠요.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이마가 뜨끈뜨끈하고 두통이 잦다고 했다. 평소에는 웃음도 많고, 많은 양의 업무도 무리 없이 해내는, 일 잘하는 성 팀장이다. 회사에서 다방면으로 케어를 하는 인재다.


일 잘한다고 성 팀장이 착각을 말하는지 다각도로 관찰하였다.
일 잘하는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신경 쓰이거나 거슬리는 일이 있으세요? 두통이면 감정과 이론이 부딪혀서 발생되는 통증으로 알고 있어요. 무슨 일이 있으신 건가요?”


유쾌한 성 팀장과 두통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제 보스가요… 이게 참…”
말끝을 흐렸다.


“말씀해 보세요.”


“보스가요, 우유부단해요. 결정을 안 해요. 마지막까지 결정을 안 하고 미루다가 조금 시원찮은 결론을 내기도 하고요.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요. 해준다고 했다가 안 해주시는 것도 있고요. 그게 계속 반복이 되니까, 비슷한 일이 생길 때마다 두통이 와요.”


상황은 이랬다.
불평이 많고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하는 팀장의 요청을 들어주는 편이라고 했다.
결정권자로써 결정을 해야 하는데, 결정 대신 논의를 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다 들어본다고 했다. 결국 중간정도의 결론을 낸다.
미팅 진행 때, 어려움을 더 호소하는 팀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했다. 일을 못하는 팀일수록 더 지원을 받는다.


그에 반해 성 팀장은
힘들고 어려운 태스크도 가급적이면 보스가 신경을 덜 쓰도록 알아서 처리하고 결과로 말한다고 했다.
어려운 결정 사항들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리소스를 투입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고 했다.
인원 보충이 필요해도 더 급한 팀이 있다면 순서를 먼저 내주기도 했다.


“팀장님, 지금 팀장님이 말씀하신 내용에 답이 다 있네요. 다행이에요.”


“답이 어디에 있어요? 뭐가 답인 건데요?…”
울상이다. 웃음을 멈추고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팀장님, 보세요. 징징거리는 팀장한테 지원해 주신다면서요. 그 이면은 무엇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상사는 왜 그러는 걸까요? 상사가 징징거림을 들어주면 무엇을 느낄까요?”


“성가시니까 들어주는 거 아닌가요? 다른 게 있어요?”


(이그)

“비유해 드릴게요. 예를 들어, 아빠가 아이에게 ‘떼쓰지 않고 말 잘 들으면 사탕 하나 줄게’…라고 했다고 가정해 보세요. 당장 아이를 조용히 시켜야 하는 상황이었든지, 그냥 사탕 하나 주고 싶어서였든지 상관없이, 일단 사탕으로 아이를 진정시킨 상황이라면요. 아빠는 지금 뭘 한 걸까요?”


“아. 아. 아.”


일 잘하는 성 팀장은 알아챘다.


*** 보스의 성향을 잘 관찰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것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보스도 사람이다. 본인도 어떤 습관으로 조직을 관리하는지 모를 수 있다. 알 수도 있다. 다만 내가 모르겠다면, 행동의 이면을 관찰하면 된다.


*** ‘일’만 잘하지 말자. 적절하게 도움도 요청하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보스가 나에게 보스를 할 수 있는 짬을 드리는 것도 해야 한다. 아부가 아니다.


*** 보스의 존재감, 보스의 리더십, 보스의 결정이 돋보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한다. 일 센스다.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요? (머리가 아프다면서요!)


*** Managing down, Managing parallel, Managing up. 다방으로 관리한다. 팀장의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


‘일’만 잘했던 나도 크게 놓쳤던 내용이다.
(지금은 잘하냐고? 아니. 그래도 답을 아는 게 어디냐고요.)


조금이라도 시도를 해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두통이 없어질 수 있다니까요.


*** 나에게 두통을 줄 만큼 거슬린다면, 그 원인 제공자의 행동의 원천을 볼 수 있는 눈이라도 키우자. 납득이가 놀러 오면 도움이 많이 된다.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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