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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by 오 코치
그대여,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말많네.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어렸을 때부터 말을 참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자기소개를 하며 회사에서 하는 일과 개인적인 취향까지 거침없이 설명했다. 여기까진 특별히 이례적인 부분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젠다를 정하고,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간단히 주고받으며 세션을 진행한다.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볼까요?”


이 질문에는 대부분 한두 가지 고민되는 주제를 간단히 설명하거나, 잘 모르겠으니 어떤 주제로 이야기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한다.


(으아아아아… 앗!)


질문을 하자마자 곧바로 10분이 넘도록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한 보따리를 쏟아냈다. 그 속에서 들린 어젠다만 해도 열댓 개가 넘었다. 물론 코치가 먼저 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어젠다가 여러 개 들리네요. 어떤 이야기를 먼저 나누어보고 싶으세요?”


“아, 코치님 죄송해요. 제 말이 좀 길었죠?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러더니 2~3분을 더 설명했다.

나는 그저 옅은 미소를 머금고 들었다. 그는 가능한 한 자세히 설명하려 애썼다. 시계를 보니 세션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 그는 말꼬리를 흐리며 멈췄다.


“제가 어떤 질문을 드렸는지 기억하세요?”

그의 말과는 대조적으로 천천히 물었다.


“뭐라고 물어보셨죠, 코치님? 죄송해요… 설명하다가 질문을 까먹었어요.”


“팀원들과 미팅할 때도, 질문이나 논의 주제를 잊고 말씀하실 때가 있나요?”


그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끄응…)


그는 상대를 배려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전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다. 답을 얻는 세션으로 마무리하지 않았다. 대신 숙제를 남겼다.


*** 그렇게까지 자세히 설명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 그 긴 설명을 10초 안에 요약할 수 있는가?
*** 설명을 듣는 상대를 신뢰하는가?
*** 정성을 다해 설명한 내용을 상대가 이해했는지 어떻게 아는가?
*** 그 설명은 나를 위한 것인가, 상대를 위한 것인가?



!!!!!

상대가 기억해야 할 것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는 건 독백에 가깝다.


상대의 니즈 (일 지시, 영업, 통보, 뭐든!)의 관점으로 말하는 것이 소통이다.

말을 줄이고, 상황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상대가 이해했는지 아닌지는 내가 말을 많이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어느 부분이 이해되지 않았는지만 물어보면 된다.
그 부분만 설명하면 된다.


말 폭탄 말고, 침묵의 바다가 어떠신가! 울렁이는 파도를 타면 그뿐인 것을…


말 줄이며 에너지 소모도 적고 좋아요, 여러분.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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