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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약속하셨잖아요.

이직이 답인가요?

by 오 코치
승진 약속하셨잖아요.
이직이 답인가요?




“이직을 할까 봐요. 유능한 팀장이 될 거예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 얼굴엔 새로운 기회를 향한 기대보다 분노가 깃들어 있었다. 상사가 “승진 기회가 있을 거야”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던 터라, 기대가 컸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승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승진은... 사장도 약속할 수 없는 일인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상사가 승진을 보장했나요? 인사팀도 알고 있었어요?”


“아니요, 보장은 아니지만요…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 연차도 충분하고, 팀원 관리도 잘하니 생각해 보자고 가끔 얘기하셨거든요.”

그는 살을 붙여가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랬군요. 그럼 오늘은 ‘이직’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죠?”
의도적으로 어젠다를 **‘이직’**으로 명명했다.


“왜 제 상사는 약속을 안 지키는 걸까요? 승진할 것처럼 말해놓고… 저는 소모품도 아니고, 다른 팀 하청 받는 느낌이에요.”
불평이 한참 이어졌다.


“그럴 수 있겠네요. 회사의 주 업무가 브랜드 마케팅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만약, 어떤 회사든 갈 수 있다면, 가고 싶은 회사가 있나요?”

선뜻 대답이 오지 않았다.


“네…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000이랑 000, 그리고… 000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그 회사의 어느 부서인가요?”


“마케팅팀이나 브랜드팀, 아니면 커뮤니케이션팀 정도요.”


“그 회사의 그 부서들이 여기에 있나요? 아니면 아시아 지역이나 본사에 있나요?”


“네? 여기에 없나요?”

질문으로 답하는 김 대리님.


“답 모르시죠? 1분 드릴게요. 지금 언급한 부서들이 어디에 있는지 회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세요.”

타닥타닥— 빠르게 자판을 두드리던 그가 잠시 후 외쳤다.

“아오, 이게 뭐예요!!!”
본인이 생각해도 어이없다는 듯 혼잣말을 했다.


(뭐긴 뭐야. 공부하라는 하늘의 메시지지, 우리 김대리님아!)


“제가 무엇을 해드릴까요? 잔소리? 응원? 조언? 관심 어린 질문? 뭐 드릴까요?”


“어떡하죠… 의욕을 다 잃었어요. 나이도 먹고, 승진도 밀린 것 같고… 왜 일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코치님.”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대리님, 왜 일하는지 모르시겠어요? 힌트 드릴까요? 저번에 저한테 말해줬잖아요. 지금 회사가 첫 직장이고, 브랜드 마케팅이 메인은 아니지만 ‘이 회사가 사회에 기여하는 점이 좋아서 입사했다’고요. 그 말이 참 좋았어요. ‘참 훌륭한 젊은이로구나’ 싶었거든요. 기억나시죠?”


김 대리는 조용히 화면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 중일까… 알을 깨는 중인가…?)


“코치님, 하아… 제가요, 미쳤나 봐요. 정신이 잠시 나갔던 것 같아요. 뭐에 홀린 걸까요? 갑자기 승진 바람이 불면서 다 하찮고 볼품없다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회사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가진 일이거든요. 그런데 왜 이렇게 꺾여버린 걸까요… 바보 같아요.”

눈물, 콧물, 후회, 그리고 깨달음이 뒤섞였다.


(그래, 알면 됐지 뭐. 장하다, 우리 김대리님!)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상사에게 따지실 건가요? 아니면 사직서 쓰실 건가요?” 놀리듯 물었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요. 제가 친 덫에 제가 걸렸어요. 그 덫부터 치워야겠어요.

소모되는 것 같아서 ‘이 일도 안 해, 저 일도 안 해’ 그랬거든요. 그 덕에 일은 줄었지만 영향력도, 소통도 줄었어요. 그게 재미있던 일이었는데…”


“그럼 이직은 안 하는 걸로?”




*** 심통이 나거나 화가 나거나, 감정이 요동칠 땐 잠시 멈추세요.


*** 그 감정의 ‘이름’을 찾아보세요.
화는 사실 섭섭함일 수도 있고,
무기력은 목적이 불분명해서일 수도 있어요.
슬픔은 공감받지 못한 외로움일 수도 있죠.


*** 그 이유를 어렴풋이라도 알아챘다면, 이미 답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 직장생활의 꽃인 승진과 연봉 인상,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 ‘진짜 목적지’를 먼저 선명히 하세요. 승진과 연봉은 그 여정에 있는 주유소일 뿐입니다.


!!!!!

그리고, 정말 이직을 결심했다면 공부합시다. 성장합시다.
그냥 지금 체력으로는 버거울 겁니다.
새 회사는 지금보다 조금 더 크고, 조금 더 경쟁이 치열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더 센 사람도, 더 똑똑한 사람도 많을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더 단단해져야죠.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성장을 위해!



몰라몰라.jpg ©Williams Oscar A.Z. All rights reserved.










‘낀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학교 교육을 마치면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돈벌이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돈벌이의 중심, 바로 ‘회사’라는 조직 속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낀 자’는 회사라는 조직 안의 모든 구성원을 말합니다. 우리는 늘 조직의 구조 안에 끼어 있고,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문제와 문제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끼어 있는 건 알겠는데 어렵고 힘도 들지요.

그 안에서 웃고, 울고, 또 울고…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나아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조금 편히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낀 자’에게 그 작은 조각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 응원이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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