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도록 K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
통화를 모두 마치고 난 뒤 잠자리에 들기 위해
두꺼운 이불을 훅- 덮는 순간 불현듯 떠올랐던 말.
무심코 창문을 열었다가 겨울 내음이 들이닥쳐
무언가에 홀린 듯 따뜻하게 내뱉고 싶었던 말.
친구와 긴긴 문자를 주고받다가
우연히 K의 문자가 두 눈에 가득 담겼을 때 하려했던 말.
수화기 너머로 노래를 불러주는 K 때문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휴대폰 액정이 미끌 거리던 순간 내뱉고 싶었던 말.
온전한 내 실수로 문 턱에 발을 찧고
아무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한 채로 눈물이 핑 돌았을 때 생각나던 말.
아무런 말도 없이 어색한 기운만 감돌며
K의 시선과 내 시선이 공중에 맞닿던 순간 건네려 했던 말.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K의 모습이 떠오를 때 전해주고 싶었던 말.
지치고 피곤해서 당장이라도 잠을 자고 싶다며 칭얼거리는
K의 목소리가 안쓰럽게 여겨지는 순간 속삭여주고 싶었던 말.
사소한 일상 속에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K에게 해주고 싶은 말.
"사랑해요."
내가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했을까 곱씹어 보았어요. 수많은 순간들마다 나는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감정을 느꼈고 표현했어요. 그래야 당신이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당신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생각보다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거든요.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망설여지는 일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그저 행복함과 즐거움만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때마다... 나는 당신이 생각나요.
오늘따라 유난히 당신이 보고 싶네요. 그리고... 입가에 맴도는 그 말도 해주고 싶어요.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당신을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