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상가 J Aug 02. 2018

불안함을 이겨내는 법

오늘을 살자고 다짐했지만 결국 내일을 고민하며 잠들었다



 할 때, 퇴 할 때.

멍하게 시간을 죽여야 할 때.

재미없는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몰입이 안 되는 드라마를 볼 때.


문득, '내일'에 대해 생각한다.


'내일'이란, 날짜를 의미하는 다음 날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가깝고도 먼 '미래'를 뜻한다.


나의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나는 무엇을 하며, 무엇을 먹으며, 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까?

하나로 시작된 질문은 끝도 없이 가지치기를 하며 나의 목을 조여 온다.


막연한 두려움이 구체화되는 시점에 다다르면

나는 마치 주문을 외듯 단 하나의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오늘을 살자.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내일 일은 내일의 나에게 맡겨두고!"


내일,

내가 어떤 길 위에 서 있을지.

지금의 길이 잘못 들어선 길임을 깨닫고 다시 돌아설지도 모르는데.


내일의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혹여나 위험한 순간을 맞이해 내 사람들과 다시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래,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자.

이 한마디의 위로 섞인 다짐을 되뇌며,

꾸역꾸역 내재된 불안함을 잠재우고 잠자리에 든다.

더없이 평온한 마음으로.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을 불안함이라는 존재를 애써 외면하며.


하나, 둘, 셋. 레드 썬.


.

.

.


아, 그런데!


내일 뭐 입고 나가지?

내일 회의 때 무슨 아이템을 내야하지?

내일 저녁 약속 있는데 점심은 거르는 게 나을까?

내일 적금 만기일인데 예금 통장에 넣는 게 이익일까?



나는 그렇게 오늘을 살자고 다짐했지만, 결국 내일을 고민하며 잠들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