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유튜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상이 하나 있다. 바로 밥벌이 브이로그를 다루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의 교도관 편이다. 다양한 직업인의 일상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은 평소에도 많은 인기를 끌며 주목을 받았지만, 특히 이번 교도관 편은 4일 만에 2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그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인기 댓글을 통해 알아보았다.
# 아버님을 보며 꿈을 키웠다니…. 부자께서 너무나 멋있으십니다.
<아무튼 출근>의 중요한 특징은 특정 직업군 중에서도 한 사람만의 일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즉, 직업 다큐멘터리 등에서는 해당 직업군의 사람 여러 명 혹은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 여러 명의 이야기를 동시에 다루어 개인의 서사를 배제하고 직업 자체에만 초점이 맞추어지도록 하였지만, 본 프로그램에서는 직업인으로서 한 개인의 서사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특히나 본 영상에 등장한 교도관님은 개인 인터뷰 장면에서 아버지를 동경해 본 직업을 선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교도관으로서의 사명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튼 출근>은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예능이기에 흥미, 재미라는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여타 다큐멘터리와 같이 직업을 소개하고 그것의 고충을 보여주는 식의 내용에 머무를 수 없는 것이다. 개인의 서사는 이러한 직업 프로그램의 따분함을 극복하고, 흥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조금은 딱딱한 직업 이야기는 그 직업을 택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개인의 이야기와 합쳐지며 따뜻한 사람 이야기로 변모하는 것이다.
# 이 프로그램은 듣기만 한 직업의 일상생활을 쉽게 영상을 통해 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네요!
교도관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생소한 직업군은 아니다. 즉 그들이 평소 어떤 일을 하는지 등과 같은 직업의 기본 정보들에 대해서는 시청자들 역시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아무튼 출근>은 V-log 형식을 통해 직업 현장을 더욱 생생하게 추적하여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영상은 교도관의 순찰과 함께 시작하여, 그의 일과를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용동의 내부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으며, 업무는 어떻게 분담되는지 등이 설명된다. 배식까지도 직접 관리하고 사고를 치는 수용자들에게 경고하는 장면을 통해서는 대략적으로만 알려져 있었던 교도관 업무의 실제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더해지는 교도소에 대한 생소한 정보들 역시 영상의 매력을 높인다. 영상 중간, 수용자가 운동하자 교도관이 이를 저지하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서 시청자들은 왜 수용자들의 운동을 금지하는지 궁금해한다. 곧이어 교도관의 인터뷰 장면이 제시되며 과도한 운동은 다른 수용자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정해진 운동 시간 외에는 운동이 금지된다는 정보를 전달한다.
특히 지금까지 <아무튼 출근>에서 다루어졌던 다른 직업들과 달리, 교도소라는 일터는 폐쇄성이 높고 외부인에게 공개되길 꺼려지는 곳이기 때문에 브이로그라는 형식의 매력은 더욱 극대화된다.
# 교도관 인원 충당 좀 해주세요. 어느 직군이든 다 힘들겠지만, 교도관님들도 리스펙이네
교도관 인원의 부족함에 함께 분노를 표출하거나 지나치게 강한 업무 강도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댓글도 적잖이 발견할 수 있다. 이 영상이 교도관이라는 직업의 업무 현장을 얼마나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사실 기존에 존재했던 직업 프로그램은 그 직업의 어려움을 다루기보다는 보람된 모습, 조금은 미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치중했던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교도관같이 공공분야의 직업을 소개함에서는 보여주기식의 방송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튼 출근>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직업의 아름다운 면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어두운 면과 힘든 점까지 잘 녹여낸다.
우리가 일상에서 잘 인식하고 살아가지 못하는 부분에서도 사회적 안정을 위해 안정을 쏟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그들의 업무적 고충에 공감해 개선을 요구하는 일정한 사회적 합의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5일 전 공개된 이 영상에는 아직도 많은 댓글이 달리며 높은 조회 수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직업 브이로그라는 이색적 형식이 교도관이라는 이색적 직업의 이야기와 류효기 교도관님의 사명감 넘치는 직업의식과 합쳐지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아무튼 출근>을 통해 더욱 많은 직업의 이야기, 더욱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 듣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