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SNS, 유튜브만 봐도 어떤 TV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각 장면은 짧은 클립으로 편집되어 각종 SNS와 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기 때문이다. 최근 내 눈에 들어온 작품은 ‘방과 후 설렘’이었다. 본 방영 전 프리퀄 방송 때부터 오은영 박사님의 섭외를 통해 화제가 되었던 프로그램이라서 그런지 본방송의 여러 무대와 심사평의 클립 영상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실 아이돌 덕질을 즐기는 타입도 아니고, 더 이상의 오디션 프로는 진부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게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영상들을 클릭했다. 그런데, 의외로 너무 재밌었다. 신선했다. 제목 그대로 새로움이 주는 ‘설렘’이 느껴졌다. 오디션 프로가 포화 상태를 이루는 오늘날의 방송에서, <방과 후 설렘>은 어떻게 신선함을 유지하는가?
#첫 회부터 반복되는 ‘야생’의 세계
연예계는 야생의 세계라고들 한다. 실력, 비주얼, 스타성, 그리고 심지어는 운, 그 모든 것들이 따라준 소수의 인원만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로지 ‘실력’ 만이 판단의 근거가 되는 오디션 프로는 인기를 끌었는지 모른다. 물론, 예선이 끝나고 파이널 무대에 가까워질수록 청중의 투표를 반영하는 등, 실력 외 다른 요소들이 평가 지표가 되지만, ‘실력’이라는 요소는 첫 몇 회 동안 화제의 참가자가 결정되는 것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방과 후 설렘>에서는 처음부터 냉정한 연예계의 경쟁이 펼쳐진다. 참가자들은 화면 뒤에서 무대를 치르고 그 모습은 스크린을 통해 비대면 평가단과 심사위원에게 보인다. 비대면 청중단의 투표가 75%를 넘어야만 1차 통과가 이루어지고 무대가 공개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이돌 그룹 오디션 프로에서 초기 몇 회차를 참가자 내부의 경쟁이나 트레이닝 장면 등으로 보냈던 반면, 첫 회에서부터 연예계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 경연의 장면을 보내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다.
#비대면 청중단, 양날의 검
이러한 오디션 방식은 몇몇 화제의 무대들에서 의외의 평가 결과를 내며, 씁쓸함과 의아함을 불러일으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강은우와 송예림 참가자의 무대 ‘River’는 기존 아이돌 오디션 프로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보컬과 춤의 조합을 바탕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자아냈지만, 비대면 평가단의 평가 점수는 40%에 머물러 탈락하였다. 반면, 김예서와 김서진 참가자의 ‘살짝 설렜어’ 무대는, 미완의 실력으로 무대를 꾸린 탓에 심사위원의 반응은 좋지 않았으나 비대면 청중단의 투표 점수가 75%를 넘어 무대를 공개할 수 있었다.
이런 일부 의아한 판결에, 비대면 청중단이 실력이 아닌 외모나 비주얼, 혹은 스타성이라는 측면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어 평가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인 만큼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오가며, 오히려 프로그램의 화제성과 흥미를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어벤져스 심사위원
이러한 비대면 청중단의 아쉬움을 채웠던 것이 바로 어벤져스 심사위원단의 역할이었다. 옥주현, 권유리, 아이키, 그리고 전소연으로 구성되어 보컬, 댄스, 디렉팅 등 각 분야의 정상 위치에 있는 심사위원단의 진심 어린 조언 역시 많은 화제가 되었다. 특히나 비대면 청중단의 판단이 조금은 아쉬웠다고 생각한 전소연 심사위원의 비대면 청중단의 책임감에 대한 발언 영상의 클립은 많은 네티즌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으며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였는데, 아이돌 프로그램 출신으로서 그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겪어왔던 경험들 덕분에 참가자들을 위하는 진심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단순 트레이너가 아니라, 같은 과정을 고스란히 겪어 온 선배로서 전할 수 있었던 진심 어린 조언 역시 바로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매 회차, 신선한 무대와 훌륭한 심사평으로 설렘을 주고 있는 <방과 후 설렘>의 모든 참가자와 심사위원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