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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ist 켈리장 Jan 02. 2021

너의 혼돈을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 혼돈은 너의 일부이다. 누군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말해라.

나는 나의 혼돈을 사랑한다고.


-알베르트 에스피노사의 시 <Love your Chaos> 중에서.



한 해를 보내며 내가 다짐하는 것은 새해엔 ‘나에게 더 잘해주기’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더 많이 아껴줄 거다. 올해는 참 낯설었고, 나를 많이 관찰할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심리학의 소개’라는 수업을 듣기도 했는데, 그 수업은 내가 왜 정신적으로 힘든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신기하게도 심리를 들여다보게 되니 관계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바랬던 변화. 강요. 그리고 예전의 나는 주변 사람들의 강요 또는 사회의 강요를 얼마나 당연히 수용했는지도.

그래서 내가 행하는 강요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이다.

‘너를 위해서야’


가까운 사람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고, 강요하는 나는 어떤 부분에서 분명한 강박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많이 아껴주어야 한다. 나의 혼돈을 사랑하고 바라봐주어야 한다.

나에게 ‘가끔 삶에 져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랜덤으로 이 세상에 와서 원하지 않아도 나이 들어가고 또 때가 되면 이 세상을 완전히 떠난다.

그런 나를 토닥여주며 차분히 살아내는 것이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인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나의 경험에 빗대어 누군가에게 헛된 충고 따위나 늘어놓는 어른이 되지 않기를 그렇게 바랬었는데.

그런 적이 꽤 있어서 가끔 이불 킥을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본능이 맑아졌으면 좋겠다. 아니, 내 안에 여전히 자유롭게 놀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그 어떤 필터없이 본능적으로 직감적으로 또렷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그러기 위해 이 세계에 대한 창문을 계속 넓혀가는 것 또한 새해의 다짐이다.


https://youtu.be/ggw57 lC6 yJI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더는 못 갈 거야
꿈과 책과 힘과 벽 사이를
눈치 보기에 바쁜 나날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무책임한 격언 따위에
저 바다를 호령하는 거야
어처구니없던 나의 어린 꿈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되던 날
두드러기처럼 돋은 심술이
끝내 그 이름 더럽히고 말았네
우리는 우리는
어째서
어른이 된 걸까
하루하루가
참 무거운 짐이야
더는 못 간대도
멈춰 선 남겨진
날 보면
어떤 맘이 들까
하루하루가
참 무서운 밤인 걸
잘도 버티는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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