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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ist 켈리장 Mar 03. 2021

밀린 일기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에 300일 동안 매일 글과 그림을 올리는 챌린지를 하고 있고,

아침 독서 챌린지와 언어 공부, 작업. 수업 준비. 등등.

나를 바쁘게 만들어서 이 끝나지 않는 코로나 격리를 잘 이겨내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을 자주 잊는다.

마음의 빚

빚에 대해 생각했다.


금전적으로 빚이 많은 친구가 있었다. 학자금으로 시작된 빚은 밀리기 시작하면서 이자가 불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감당 못할 빚이 생기면서 매일 오는 고지서를 외면하게 되고

그러다 현실을 기피하게 되고

작은 돈이 생겨도 이미 커져버린 빚을 갚기에 너무 작다고 생각하고 무심하게 소비해버리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영영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매일 일을 해도 그 빚을 끝내는 것이 너무 멀어 보여서 그는 일하고 싶지 않아졌다고 했다.

그때 나는 그를 이해해보려 했지만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의 경험과 환경은 내가 겪은 만큼 딱 그만큼의 나로 제한했고, 그 테두리 안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게도 마음의 부담은 커지는데 자꾸만 미뤄지는 것들이 생겼다.

간극이 커질수록 다시 시작하기 힘든 것들.

금전적인 문제가 아닌데도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데,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행히 그는 조금씩 몸과 마음을 움직여 나아가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땐 그저 막막하기만 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찾고 난 뒤엔 적어도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에 글을 쓰는 것을 게을리하면서

나는 계속 빚을 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무언가를 지켜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매일 실감하며 살고 있다.


네가 가진 무겁고 화려한 날개로 날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에겐 걷는 것조차 힘들게 했지.

알아

네가 그곳에서 쉬고 싶었다는 걸.

신기루처럼

사라질 시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Cafe Sand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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