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ist 켈리장 Jan 06. 2018

길 위의 집

-Kelly Jang Studio

오늘의 작업

Home _2017 _ Spring _Haarlem_ Netherland_Kelly Jang 



이 작업은 내가 잠시 독일로 떠나기 전에 만든 것이다. 참 생각이 많았고 스스로 하는 질문들에 대답하기 바빴었다. 작년을 돌아보니 정말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한 곳에서 두 달 이상 머물지 못했던 시기였다. 낯선 곳 낯선 침대에 몸을 뉘일 때마다 오늘도 쉽게 잠들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새로운 날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도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절망과 희망이 반복되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만이 살길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저 빨간 여행가방과 내 그림을 들고 내가 좋아하는 길로 걸어갔을 때, 나는 희망에 차있었다. '나는 다시 떠나게 되겠구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기대할 때 느끼는 흥분이 일었다. 이미 여러 번 감정적으로 곤두박질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 날의 햇살과 공기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저 작업들을 보면서 다시 그때의 기분을 감상한다. 


어딜 가나 내'집'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지금의 나는 조금 혼란스럽다. 

그래서 나는 저 빨간 가방이 내 집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내 작업들을 차곡차곡 챙겨서 또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떠나는 것 그리고 또 낯선 환경과 경험이 이젠 내게 더 이상 두렵지 않음을 감사하면서.

다만 이젠 어딘가 오래 정착하는 것이 두려워질까 걱정이 된다. 그럴 때 그 두려움을 잘 다스리는 방법은.

역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 

그렇게 순간을 잘 살아 내다보면, 어느덧  내가 원하는 곳으로 잘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저때의 나는 새로운 시간에 놓여 있었다. 새해였고 봄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렇게 지나간다. 그래서 지금 멀리서 오고 있는 봄이 내겐 너무 소중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의 소리-웃음을 알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