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tist 켈리장 Nov 21. 2020

당신의 상처보다

아픔을 바라보다

마를린 먼로의 배의 수술자국

생전에 메릴린 먼로는 저 상처가 편집(포토샵으로 삭제)되어 잡지에 실릴 것을 알았기에 저 포즈를 취한 채 누구보다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녀가 당시 무슨 수술을 받았고 그 상처가 아물기 전에, 이미 정해진 스케줄로 이 사진을 찍어야 했다는 설명을 본 기억이 난다.

이 사진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공개되었다.


나는 저 상처를 가진 몸(내면이든, 외면이든)이 누구라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의 얼굴을 삭제했다.


최근에 책을 좋아하던 여성 코미디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생전에 그녀와 시인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눈물이 쏟아졌다. 무엇으로 그 죽음을 위로할 수 있을까.


타인이 그의 상처를 나에게 보여주지 않는 이상 나는 그 깊이가 얼마 큼인지 알 수없다. 그 가늠할 수 없는 타인을, 상처를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할 때

나는 그들에게 또 다른 생채기를 남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상은 주로 화려한 것들을 보여주려 하고 아픈 것들은 자주 소외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인이 된 그녀가 연약하고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기보다 그저 느껴왔던 나는

그녀의 죽음이 내내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민정 시인과의 인터뷰 링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8161853042765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머물던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