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했다.
오래전에 MBTI를 했는데 확실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I 임은 분명하다.
내성적이라는 것이 싫었다. 왠지 루저 같고, '너는 주변인이야'라고 통보받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때 내 생각엔 그랬다.
집착증 환자처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1년 선배가 롤링페이퍼에 적은 글이 아직도 생각난다.
'너의 밝은 웃음이 좋아 보여. 그런데 너를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면 좋을 거 같아..'
그런데 살아보니 이렇게 나를 표현하는 것도 내 선택이었던 것 같다.
마음이 편했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도 하지만 타인을 심적으로 배려하는데 모든 감각이 몰려있는 것 같다.
나도 내 얘기를 떠들어 대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도 말하고 싶을 텐데.. 재미없으면 싫어할 텐데..'
그래서 내 이야기를 자꾸만 속으로 삼켰다. (나도 할 말 많거든...)
그런데 글쓰기를 하면서 내가 달라진 것 같다.
내가 수다쟁이로 느껴진다. 내 얘기를 하고 싶어 진다. 어떤 주제로 쓸까, 어떻게 전개할까...
글을 쓰지 않는 동안에도 계속 내 얘기를 머릿속으로 만들고 있다.
글을 쓰고 나면 부끄럽다. 그런데 그 글도 나 인걸...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글을 쓰다 보니 조금씩 알게 된다.
글쓰기는 나를 돌아보는 거울 같다. 반짝이게 잘 닦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