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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KyuHyang Lim Oct 28. 2016

나는 왜 떠나야만 하는 것일까

그 어디에도 새로운 방향의 출구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의 엄습.

 

커피와 마시는 뉴욕이야기.







지난여름 내내 잠복되어 있던 여행 세포 가 서서히 다가오는 가을 날씨와 만나자 새로운 곳을 찾아가 보라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나는 이 녀석이 원하는 바를  해소시켜 주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나를 괴롭히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짧은 도쿄아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 오다이바 힐튼 호텔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막을 수 없던 가을의 나.






올해는 며칠 전 까지도 전시 스케줄로 가득 차 있었다. 홀로 모든 것을 진두지휘 해야 하는 나는 업무량보다 더 큰 책임감 때문에 식음전폐하고 일에 몰두하기도 했다. 나의 2016년은 너무나 꽉 찼고 빠르게 흘렀다. 나를 산만하게 하는 각종 보푸라기들 속에서 내적 사유를 할 단순한 나날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내면에 집중할 수 있을
가을을 기다렸다.


     

나는 사람들의 기대,  스스로의 기준 이상으로 무언가를 이루어 내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것들 또한  지켜냈다. 신문기사에 얼굴이  번이나 대문짝만 하게 나오기도 하고 우습지만 티브이도 간간히 나왔다. 이제는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자료도  늘어났다. 패션잡지에 사람들을 현혹하는 화장품 페이지에 나의 커리어 이미지로 이름과 사진이 올라가기도 했다. 이를 보면 누구나  커리어우먼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맞다! 4 차로 접어드는 나의 아트 디렉터로서의 생활은 넓게 보면 성공적이라   있지만 딱히 성공적이라  것도 없다. 어차피 전시가 끝나면 짧고도 뜨거웠던 시간들은 끝나고  나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름 있는 아트페어는 세상의 소리에 아랑곳 않고 매년 꼬박 열리며 미술시장의 새로운 출구를 모색하려는, 하지만 형태는 기존과 같은 새로운 아트페어 또한 "우리 아트페어는 품격 있는 컬렉터와 미술시장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라며 갤러리와 작가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불황이라며 울상 짓는 갤러리나 상위 2프로를 제외한 작가들은 여전히 답이 없는 출구를 찾고 있다.

미술계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순환 속에서..

어느 순간 나를 둘러싼 모든 세상이 단조롭게 느껴진다. 그 어디에도 내가 새롭게 추구해야 할 방향의 출구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월의 어느 날 아침
나는 큰 세상을 여행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고 떠나기로 결정했다.


내가 좋아하는 레드 컬러를 비롯한 원색들로 가득 찬 시카고 그리고 뉴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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