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ly Mar 20. 2023

아이들이 아파서 못가는데 자꾸 보고싶다는 친정엄마

나는 왜 부담스러운가?

일교차가 심해져서 아이들이 또다시 감기에 걸렸다.

밤새 토할 듯 기침하느라 주말에 가기로 한 친정에 못 갔는데 친정엄마가 이해는 해주시면서 '보고 싶었는데.. 생선도 해놨는데.. ' 그러시는 게 왜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지 모르겠다.

자주 안 보는 것도 아닌데 이번에 잠시 어디 다녀오시느라 3주차 정도 못 봤는데 보고싶다고 계속 보채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도 남편과 안 좋았던 계기가 친정엄마가 갑자기 집에 들르신다는 거다. 그래서 남편이 일해야 한다고 오지 마시라고 했다. 남편한테 엄마가 오신다고 했는데 당신 일한다고 오지 마시라고 했어. 잠깐 들리시면 안 되나? 그랬더니 남편이

"말도 없이 갑자기?" 이러는 반응에 부여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쳤다.

어머님은 가까이 사시는데 활동적인 분이셔서 개인사업을 하신다. 퇴근하시면서 종종 집에 갑자기 오시곤 하는데,  꼭 마치 큰일이라생긴 것처럼 사유를 만들어서 오신다.

애들 보고 싶어서 겸사겸사 오시는 걸 알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도 자주 그러셨다.

택시를 하셔서 사람과의 접촉이 많은 분이신데

애기들 보러 갑자기 자주 오셨다.

움이 필요하다는 듯이 급하게 집 앞에서 연락하고 오시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밖에서 만나겠다며 내 눈치 보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다. 당연히 들어오시는 게 맞다고 앞으로 그런 식으로 엄마를 대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내가 다 벗고 애들이랑 씻고 있을 때도 있었고, 집이 난장판인데 갑자기 오셔서 난감할 때도 있었던 기억이 나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는 우리 부모님 명절에만 보면서 잠깐 들리시겠다는데 "말도 없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면서 대학원, 유럽여행으로 받아왔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방출됐다.

정말 다 끝장내고 싶었다.


변화 노력 이딴 거 딱지로 만들어 다 갖다버리고 내동댕이 쳐버리고 싶었다.


오늘 아침, 내일 집에 온다는 엄마 전화에 갑자기 불쑥 올라오는 불편한 마음.

엄마! 애들 아픈데 왜 그렇게 오시려고 해! 감기 옮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반응해 버렸다. 엄마가 계속 그러니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말이다.


왜 이렇게 보채는 느낌이 드는지 너무 불편하고,

그 말을 뱉어버린 지금 나는 또 죄인이 된 것 같다.

내 불편한 감정을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책임전가 한 것 같아서 말이다.


번아웃 상태인 듯하다.





작가의 이전글 남편이 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