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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Strengths)은 재능(Talent)으로부터

Real Self

“너무 많은 모험을 하는 여자는 누구나 손해 보는 법이야.” 슈타인이 말했다. 
“나보고 사는 것을 그만두란 말이에요? 내가 여태까지 살아보았던가요? 나는 살고 있어요. 생의 전부를 사랑해요. 그렇지만 나의 이런 마음을 당신은 이해 못하실 거예요. 당신은 한 번도 살아 본적이 없으니까요. 당신은 생을 피해 갔어요. 당신은 한번도 위험을 무릅쓴 일이 없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잃기만 했어요. 당신이 그럼 행복하시나요? 당신은 행복하지 않아요. 행복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모르세요. 그러나 나는 알아요. 그리고 나는 당신이 내 생을 당신 것과 꼭 같은 것으로 일요일을 망쳐버리는 딱딱하고 힘든 숙제 같은 걸로 만드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어요. 나를 얼마든지 경박하다고 생각하세요. 생에 대한 당신의 공포가 어쩌면 생을 사랑하는 나의 태도보다도 경박할지 몰라요. 왜 당신은 ‘할 수 있다’, ‘이다’ ‘원한다’ 대신에 ‘할 수 있었다’ ‘했다’ ‘원했었다’고 말하시는 거죠?” 

독일의 대문호, 루이제 린저의 명저 “생의 한가운데서 Mitte des lebens”에 나오는 구절이다.  

“생의 한가운데서”는 스스로의 삶을 가차없이 절망과 고통 속에 던지기를 주저 하지 않는 당당하고 모험적인 자세를 갖는 생명력을 가진 여성, 니나 부슈만을 18년동안 사랑했던 슈타인이 일기를 통해 그녀의 삶을 바라보며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대학 시절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이었던 친구는 이 책을 생일 선물로 주면서 ‘혁명가의 삶을 산 니나의 모습이 꼭 너를 닮은 것 같다’고 했었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 소위 명문대를 다니는 것도 아니었고 뚜렷한 목표가 있어서 열심히 노력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공부도 보통, 재주도 보통인 특별한 것이 정말 없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고민하는 아니 어쩌면 고민조차 귀찮아 하는 조금은 게으르고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후, 그 친구의 말 대로 나는 니나가 말한 "할 수 있다", "이다", "원한다" 를 실천에 옮기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혁명가적 기질, 평범한 삶을 뒤집어 놓다!

혁명가의 삶을 산 니나를 닮은 그 평범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조금 더 적어본다. 

교육학과 한문학을 전공한 나는 원래 졸업 후 교사가 되고자 했었다. 하지만 교사가 되지 않았다. 교생 실습동안 느낀 교직 생활은 내 생각보다 보수적인 사회 였다. 사회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당시 해외 여행 자유화 바람이 불어 몇 몇의 학생들이 모험처럼 다녀온 해외 배낭여행을 선택하며, 나에게 1년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영어도 잘 못했던 나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체결되어 있고 날씨가 따뜻하여 짐이 적을 것 같은 호주를 선택했다. 길을 묻는 간단한 영어 회화 실력도 안된 내가 비행기에서 내려서 숙소를 구하고 일터를 구하고 친구들을 사귀며 한국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했다. 탁 트인 대륙의 여유로움, 양 떼 목장과 같은 평화로움이 나에게 익숙해 지자 난 지루함을 느꼈다. 지루함을 못 참고 다음 행선지를 찾았다. 유럽이었다. 불어를 익히고 일하고 여행하며 현지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고 부모님과 효도 관광 여행도 했다. 무엇이든 도전하면 길이 있다는 것을 체감한 그래서 나의 자신감을 높인 소중한 1년이었다.

대륙을 오가는 1년의 여행이 마치 인생의 큰 전환인 듯 했지만, 취직을 하면서 어느새 평범한 삶을 다시 이어 나갔다. 첫 회사는 보수적인 한국 무역 회사 였다. 서열이 중요하고 순종이 절대적이어야 했다. 참 힘들었다. 하기 싫어도 해야하고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고 내 잘못이 아니어도 내 잘못이라고 해야 했다.  그러다 친구의 추천으로 외국계 회사로 이직했다.

인생은 운의 연속인지도 모르겠다. 이직하고 보니, 새로운 회사는 ‘짐 콜린슨’이 Great by Choice에서 20 miles 회사로 언급한 성장일변도의 회사였고, 갤럽의 철학을 회사의 조직문화와 경영 관리에 철저하게 적용하고 실천하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좋았다. 훌륭한 관리자와 리더들을 만나고 같이 일했다.  "할 수 있다" "이다" "원한다"를 실천할 수 있었다. 그리고 15년, 늘 비전에 목마르고 무슨 일이건 금세 지루해 하던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30대를 보냈다. 목표 지향적으로 사고하고 성과를 만들어 가며 경영학 석사도 공부했다. 글로벌 Award를 두 번 받으며  인정을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의 좌절도 겪었다. 그러다 어느덧 내가 꿈꾸던  인사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젠 행복해 지겠구나.

아니었다. 갑작스런 도전이 생겼다. 임원 자리에 오르자 마자 당시 담당했던 한국과 아세안을 분리하고 한국에 세웠던 3개의 지사를 구조조정해야 했다. 나를 키워 주었던 보스들이 나가고 내가 채용했고 고락을 함께 했던 직원들을 내보냈다. 몇 달을 울면서 출근했던 것 같다.

이 일도 시간이 흐르니 다 지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사장님을 모시면서 조직은 안정되어 갔다. 하지만 나에겐 "할 수 있다" "이다 " "원한다"를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그러던 중, 갤럽의 CEO이자 회장인 짐 클립턴을 한 모임에서 만나게 되었다. 미국 경영의 역사를 듣고 클립턴 강점 Movement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가슴에 한국과 같은 경쟁 사회에 강점과 몰입 진단을 통해 인간 중심의 일터라는 비전을 전파하고 싶은 열망이 싹뜨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회사를 차렸다. 직원을 존재로 바라보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 주며 회사의 성과를 이루어 나가는 방법에 대해 컨설팅하는 회사다.


“재능X투자 = 강점”

강점을 이끌어내는 혁명의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재능(Talent) x 투자(Investment on time spending) = 강점 (Strengths)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규칙적인 감정, 사고, 행동의 패턴인 재능(Talent)이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지식(Knowledge)과 기술(Skill)을 투자하면 자신의 강점(Strengths)이 된다. 즉, 나의 존재(Being)를 인지하여 제대로 활용한다면 투자하는 시간 대비 강점으로 빨리 확장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진실한 관계를 중시하고 미래에 대해 비전을 가지면 즉시 뛰어 들 수 있는 그 평범한 대학생은 언어을 익히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훌륭한 사람과 일하는 법을 배우고 이론을 공부하여 이제는 배운 것들을 전파하는 일을 한다.


지나고 보니 평범한 대학생은 친구의 말대로 니나와 같은 혁명가와 같은 삶을 산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말이다. 이것이 혁명과 연결되는 것은, 결과만으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사회에서 과정을 이해하고 과정으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직원의 약점이 아닌 존재로 바라보고 성장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의도와 시도는 참 좋고 공감이 가지만 과연 현실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그렇다. 쉽지 않다.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일이고 나아가 사회의 시각을 바꾸는 일이다. ‘혁명’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강점을 발휘하는 것은 상명하달 식으로 전달받아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잠재력을 끄집어 내어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이전에는 배운 적이 없다. 

혁명은 모퉁이를 돌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반드시 해내야 하겠다는 신념으로 도전할 때, 긍정으로 언제나 길을 찾을 때 조금씩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나의 재능을 우선 알자. 지속적으로 투자하자. 그리고 선한 영향력을 널리 전파하자. 우리 모두가 자기 혁명을 이루었을 때 조직 문화의 혁명은 바로 문 앞에 와 있을 것이다.


 출처: 리쿠르트지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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