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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위대함을 끄집어 내려면

독일에 사는 동생이 조카와 한달 동안 여름 방학을 보내고 공항으로 바래다 주게 되었다. 마침, 내 차가 고장이 나서 부모님 차를 끌고 인천으로 향했다. 동생을 배웅한 후 다시 고속도로를 타고 오면서 맑은 하늘과 조금은 선선해진 바람을 느끼며 차 안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었다. 참 오랜만에 느낀 자유로운 기분!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뻥 뚫린 도로를 달려 온 사이, 어느덧 나는 집에 도착했다. 근데 아차! 부모님 차인데 내 차고로 가져온 것이다. 

나도 모르는 잠재 의식 속에 차를 운전해서 평소 가는 곳으로 향했던 것이다. 이런 일은 나에게만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술에 아무리 취해도 어느 새 보면 집에 가 있는 것도 본인의 잠재 의식의 발현일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부 담당자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정말 답답한 것은 정작 교육을 받아야 하는 당사자는 본인은 다 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훌륭한 리더나 직원일수록 자신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정말 받아야 하는 분들은 필요 없다 라고 하셔요. 제가 보기엔 그 분은 모르시는 것 같아요. 도대체 다 아는데 왜 안하는 것일까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어떤 것도 가르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 날까?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모른다 (무의식) à 알고 있다(의식) à 할 수 있다 (의식)à 하고 있다. (무의식)


필자가 나도 모르게 집으로 향했던 것은 ‘하고 있다’의 상태이다. 글자를 쓰는 것을 비유로 위의 도표를 설명해 보겠다. 

오른손잡이인 사람이 왼손으로 글을 쓴다고 해보자. 오른손으로 글자를 쓰는 것은 이미 무의식의 ‘하고 있다’ 상태이다. 반면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왼손으로 글자를 쓰면 삐뚤 삐뚤 써지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제대로 쓰기 위해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다 보니 힘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알고 있다’와 ‘할 수 있다’의 상태이다. 이 상태를 반복해서 ‘하고 있다’의 상태로 들어가야 내 것이 되는 것이다. 

교육은 ‘알고 있다’와 ‘할수 있다’ 상태를 계속 반복하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한다. 교육을 받더라도 본인이 ‘할 수 있다’의 상태를 반복하여 ‘하고 있다’의 상태로 가지 않으면 ‘알고 있다’에서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리더십으로 이 패턴을 대입해 보자. 누구든 그동안 삶 속에서 굳어 왔던 생각, 감정, 행동의 반복되는 패턴이 무의식적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이전에 반복되는 패턴을 일단은 알아야 한다. 알려면 자신을 들여다 보아야 하는데 내 주위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들과 비교하며 보기는 쉬워도, 내 자신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새롭게 승진하거나 도전적인 자리로 이직한 경우 기존 사람들의 위용에 눌려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내가 ‘나’이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어찌하면 좋을까?


우선, 자신의 “하고 있다” 패턴을 알자. “하고 있다” 패턴을 투자하여 확장해 보도록 한다.

강점 코칭을 오래 한 필자에게는 다른 이들이 강점이라고 말해 준 것이 있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더라도 금방 유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예전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학창 시절부터 회사원의 초창기까지 필자는 조용하고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전 회사에 강점 어세스먼트를 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나의 1번 강점 테마는 ‘절친’이다. 절친테마는 #진실한, #간결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 분주할 때 낙관적인, #깊은 관계를 뜻한다. 처음에는 이 테마가 부끄러웠다. 존재감테마, 승부테마, 발상테마 등등 어쩐지 지적이고 리더십있는 테마가 멋져 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가지지 않은 것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절친 테마”에 계속 투자를 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은 늘 마음으로 응원한다. 그 사람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직원이건 고객이건 말이다. 그동안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간안에 친구가 되기도 하고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 주기도 했다. 몇 번 만나지 않은 사람 인데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담을 한다. 주변에서 왜 그런지 궁금하다고 했다. 별로 친할 만한 시간이 없었는데도 속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 말이다.

의식과 무의식으로 설명하자면, 투자하지 않은 절친테마는 ‘알고 있다’의 상태이다. 그 상태는 내가 아는 몇 몇만 응원하는 상태일 것이다. 만약, 절친 테마가 있는 지도 몰랐다면 그건 ‘모른다’의 상태이다. 일단은 ‘알고 있다’의 상태로 가야 투자를 하고 ‘할 수 있다’의 상태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반복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가장 잘 발휘되는 상태, 누구 하고나 쉽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리더, 진정성이 발휘되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절친의 가장 발휘되는 ‘하고 있다’의 상태는 누구에게나 진정성을 발휘하는 리더이다.


리더십 교육은 모르는 것을 알려 주고 알려준 것을 할 수 있다고 동기 부여를 해 준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테마가 있는가?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가? 우리가 바라는 훌륭한 리더십은 단번에 닦아지지 않는다. 공부하고 매일 매일 나 자신을 알고 투자할 때 훌륭한 리더십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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