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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과 실제 사이

빈센트님께,


안녕하세요. 계절이 갑자기 바뀌어서인지 오랜만에 펜을 들어 편지를 쓰는 느낌입니다.  어제 50대의 조직 심리 쪽에 여러 조예가 깊으신 명리학을 공부하시는 한 박사님을 만났습니다. 하루에 한시간부터 10시간까지 꾸준히 매일 명리학을 공부해 오고 있다고 말씀 하시기에 몇 년 전부터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많이 하시냐고 물으니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 명리학의 깊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 명리학을 공부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얄팍하게 알면서 많은 것을 알아낸 것처럼 흥분했고 그 얄팍함으로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던 것이 부끄럽습니다. 명리학을 풀이하면 할수록 그 깊이를 더 많이 이해 했고 초반 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생깁니다.” 


저 또한 처음 강점 코칭을 할 때는 저 또한 강점 테마에 대한 이해도 그다지 깊지 않았고 코칭에 대한 개념도 그다지 확고하지 않았었습니다. 강점에 대한 이론을 더 깊게 알게 되고 여러 시행 착오를 거치면서 그 철학적, 학문적 깊이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것은 오히려 고객들을 통해서였습니다. 고객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알게 된 후 좀 더 자신에게 관대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되어 안정감을 찾게 되었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정말 고민스러운 것은 과연 강점테마로 표현된 것이 얼마만큼 실제에 가까운지에 대한 것입니다. 즉, 겉으로는 우리가  “괜찮아, 좋아지고 있어. 잘하고 있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의 내면에서는 자신을 아프게 하고 스스로를 비하하면서 자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가령 미래 지향 테마가 있는 제가 가진 진짜 마음 속은 “나는 미래가 불확실해서 불안해.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 라는 마음인데 “ 미래는 이렇게 긍정적일 거예요”라고 말함으로써 내 자신의 불안을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이 세상에 공헌하는 나의 패턴을 강점 리포트로 표현했지만 실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 초조함, 불안 같은 것들을 긍정적 모습으로 부풀려서 현상을 왜곡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따라서 강점이론은 초반 얼마간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실제로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이 되는,,

켈리 드림



Dear Kelly,


곡식이 익어가고 수확을 거두어 들이는 가을입니다.  켈리가 던지는 질문을 보니 켈리의 사업도 점차 가을로 가고 있다고 짐작해 봅니다.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까지 고민하는 것은 심리학을 넘어서서 결국 종교와 철학의 문제로 까지 귀결되니까요.


강점 리더십은 나와 타인의 강점을 알고 받아들임으로써 개인과 집단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출현한 긍정심리학을 바탕으로 합니다.  따라서 긍정심리학을 기반으로 둔 강점 심리학은 당연히 인간의 불안, 초조, 두려움을 ‘긍정과 공헌이라는 명제로 포장하고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긍정과 공헌을 허상으로 그리고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실제라고 구분 지어 이분법적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강점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코칭으로 접근하여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강점 코칭은 강점으로 고객이 타인을 이해하도록 돕고 코칭으로 현재의 상태에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명료하게 찾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얼마전에 제가 만난 한 CEO는 Top 1부터 17위까지 관계테마가 하나도 없는 리더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저에게 이렇게 묻더군요. “관계 테마는 세상에 무슨 공헌을 합니까?” 직원들의 대다수가 관계테마가 있는 분이었는데 말이지요.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이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 나와 세계와의 관계 그리고 나와 신과의 관계 말입니다. 제 아무리 실행테마, 영향력테마, 전략적 사고 테마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없으며 결국 관계의 문제에 봉착하게 마련입니다. 

강점 코칭을 처음 시작할 때는 고객들이 강점으로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였다가 혹시 자기 중심성에 빠지지는 않는지요?  때때로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패턴에 인정을 받은 것이 기쁜 나머지 노력을 어떻게 더해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자기 중심성에 빠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이러한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코치는 고객이 스스로를 관찰자 시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쉽게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또는 과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함으로 인해서 부침을 겪습니다. " 나 자신이어서 괜찮아!" 라는 의미는 자신의 능력(Ability)를 인식하고 자신의 취약성(Vulnerability)를 드러낼 수 있으며 그 곳에서 자신의 존재감 (Presense)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래 지향 테마가 있는 켈리에게 본질적으로 미래가 불안하다는 것을 알려 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생생하게 한 주, 그리고 한 달 또 일 년의 모습을 그리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팀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할지 실천 아이템을 택하여 행할 수 있다면 말 그대로 강점 코칭으로 리더를 성장시킬 수 있는 코치가 될 것 입니다. 


Vin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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