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사공이 많으면 그 서비스는 어디로 흘러가는걸까?

하지만 한명의 독재적인 주장은 조직을 무너지게 하지

by 켈리폴리

이전 글에는 자유와 토론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필요하고 적었는데요..

이번 글은 너무 자유만 존재할 경우 방향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 적어나갈 생각입니다.




스타트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가 해외기업처럼 자유로우면서 수평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실제로는 한국에서는 자유롭고 수평적인 스타트업을 찾기 힘든 현실이긴 하지만,

운이 좋게도 나의 첫 스타트업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롭고 재밌는 곳이었다.

크루 한 명 한 명이 진정으로 재밌어서 이 일에 임하고, 그에 따라 아이디어도 자유롭게 내는 그런 곳.


“이렇게만 들으면, 환상적인 조직으로 문제가 없을 것 같지 않나?”



어떤 일이든 장점이 있으면, 그에 따른 단점도 있는법.

너무 자유롭다 보니 생기는 이슈가 있었다.


image from unsplash.com


구체적으로, 내가 속했던 첫 스타트업은 한 달에 한번 크게 밤샘회의 비슷한 걸 진행했었다.

회의의 목적은 서로 우리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쳐보고, 다음 스프린트 동안 진행할 기능에 대한 정의를 하는 것이었다.




(아래는 실제 사례를 살짝 각색하여 작성하였습니다.)


팀원 A: 우리 앱에 올린 사진과 글을 예쁘게 인스타,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 원래 자랑하고 싶어하는 게 사람들의 기본 심리잖아.

팀원 B : 그러면 정작 우리 앱에서의 리텐션이 되게 낮아질 것 같은데? 우리도 SNS인데, 인스타와 페북으로 유도하는 건 그리 좋은 기능은 아닐 것 같아.

팀원 C : 그럼 이건 어때? 개인이 올린 개별의 포스팅들을 하나로 묶어서 스토리처럼 보이게 해주는 거야! 그러면 그 개인의 관심사를 파악하게 되고, 서로 팔로잉하는 비율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팀원 A : 재밌는 아이디어인 것 같아. 그런데, 그 연결 흐름이 되게 자연스러워야 보면서 흐름이 끊기지 않을 것 같아. 그걸 조정해주는 게 되게 중요할 것 같은데...UX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까?

팀원 D : 일단 그렇게 할 경우, 우리가 유저들의 포스팅을 다 컨트롤 할 수는 없기 때문에..흠 스스로들이 스토리에 재미를 붙여서 컨텐츠를 그에 맞게 업로드해야할텐데..


지금까지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럼 그 중에 우선순위가 제일 높은 게 뭘까?



...아무 말이 없다...


여러 스타트업에서 이런 토론 문화를 장려하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말하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디어 기획회의를 자주 열어서 리더와 직원들이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도 많이 한다.

하지만, 문제점은 그 다음 단계에서 발생한다.



"아무도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팀원의 입장에서는...

아이디어라고 해서 자유롭게 내긴 했는데 그걸 책임지고 실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젝트식으로 생성하여 같이 할 동료들도 구하는 일, 그 동료들에게 현재 하는 업무 외에 추가적인 업무를 부여하는 일 그리고 그 프로젝트가 실패하였을 경우에 얻는 심리적 부담감 등은 일반 직원이 감당하기엔 그 무게가 너무나 무겁기 때문이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수평적인 문화라고 존중한다고 했는데, 결국엔 내 마음대로 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면 나중엔 직원들이 더이상 소리를 내지 않게 될까봐 내 맘대로 결정을 내리기가 두려울 것이다.


이러한 이해관계로 인해 악순환은 반복되게 되고, 결국엔 회의시간만 오래 잡아먹고 일은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심지어는 아무도 결정을 못내려서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image from unsplash.com




자유롭게 토론하고 의견을 꺼내는 과정은 분명 존중받을 만하다. 그리고 이는 조직의 팀원 한명 한명이 서비스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이든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는 항상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조직이라는 구조 안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리더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도 리더가 원하는 회사&서비스의 방향의 중심을 잡고,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리더의 역할은...

1. 회사의 방향성과 맞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할 지라도 경청하며 끝까지 들어주되, 팀원들을 회사의 방향성과 비전으로 설득해나가거나 혹은 다른 식으로 그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2. 팀원이 제안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회사의 방향과 비전에도 부합하며 매출과 유저 유입에 확실히 도움을 줄 것 같으면 제대로 칭찬해주고 역할을 주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준다. (ex, 프로젝트 멤버 구축, 자본 지원, 최종 결정 컨펌 등)


3. 팀원의 아이디어만 듣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원하는 모습은 어떤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스스로가 먼저 리서치하고, 회사 밖에서 뿐만 안이라 안에서도 확실히 회사와 매출을 위해 힘쓰고 있음을 실행으로 보여준다.



이에 뒷받침해

팀원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 거절당해도 기죽지 않고 회사를 위해 도움이 될 것 같은 아이디어를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기 (최대한 예의는 갖추면서)


image from unsplash.com


이정도가 딱 회사라는 조직에서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평적 문화의 긍정적인 영향인 것 같다.


전편에 이야기했던, 세부 분야 직군에 대해서는 협업하는 사람들끼리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지만, 큰 사업의 방향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기준에 맞추어 맺고 끊는 것을 확실히 하며앞으로 진행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헤매지 않고 노를 잘 저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앞으로 차근차근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