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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Feb 15. 2022

숫자로 달달볶는 리더십

좋은 리더되기 시리즈 03

스물일곱 꽃청년에 문두드리고 다니는 세일즈에 입문했다.

유격훈련 PT체조 매뉴얼처럼 세일즈를 위한 1번 동작부터 9번 동작까지 삼개월의 현장실습 후 영업소에 배치되었다.

출근과 동시에 어제의 방문활동 업무일지를 적었다.


1일 7콜(방문)이상이어야했고

방문처 문 두드리고 인사하고 받은 명함도

첨부했다.

건별 기록은 NC, RC, TC, CL, 수주, 실주로 구분했다.

계장님은 쓱 훓어보고 도장찍고 과장님께 올렸고

과장님은 하나씩 찬찬히 들여다보고 가끔 불러서

질문도 했다. 월말에는 유형별 소계를 적어놓고 방문활동 대비 계약건수를 분석해서 어떤 활동을 더 해야할 지 조언도 해 주었다.


그 때 알았다.

세일즈는 숫자다!

방문건수가 많으면 계약도 많다. 특히 TC(Test Clocing) 가 많아야 했다. TC는 고객의 구매관심도를 가계약이나 제품시연회 승락을 유도하는 활동이었기에 어느정도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TC의 숫자를 높여라!

영업리더의 주문은 단순 명확했다. 1일 7콜, 1개월에 20개의 TC 그리고 복사기 4대 팩시밀리 3대 판매.

그것만 달성하면 나머지 시간은 놀라고 했다. 놀 시간은 절대 주어지지 않았다. TC 1건을 만들려면 최소한 20고객 이상을 최소 2회 이상 만나야 가능한 확률이었으니

20*2*20=800번의 방문이 필요했고 월평균 25일 기준으로 1일 32건 이상의 방문을 해야 나오는 수치였다.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주문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선배사원들은 매출숫자를 맞추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TC콜이 20개가 아니어도 TC에서 계약으로 전환률이 높거나, TC가 없이 바로 계약을 하거나 기존고객의 추가계약들이 있었다.


역시 세일즈는

숫자의 마케팅이 맞았다.

시장을 세분화하고, 가망고객을 정의하고, 고객의 구매의향을 수치로 드러내고, 방문건수를 대비해보고, 유형별 방문비율을 목표와 실적으로 대비해 보았다.


삼년차가 되니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숫자로 관리하는 세일즈였다.


이직을 하고 새로운 영업부서를 맡았다. 적당한 목표와 느슨한 영업으로 매출의 성장이 더딘 곳이었다. 전 직장보다 규모가 작은 곳이었고 상품이 아닌 서비스 아웃소싱 계약을 추진하는 부서였다.


밀어붙였다.

숫자로 관리하는 세일즈!!!


일일 유효방문건수 5건 이상

유효방문이란 고객상담이 이루이지고 명함을 받아온 것.

재방문이면 견적을 제출한 건. 그리고 이동시간과 상담에 소요된 시간을 적게했다. 일주일이 지났다. 부서원들이 일지작성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했다. 꽤 성과를 잘 내는 과장이 면담을 요청해왔다.


힘들다 했다.

이동시간, 상담시간을 건별로 상기하여 적는 것에 지친다고 했다. 일일 방문건수를 높이고 매출목표를 달성할테니 시간만 적는 걸 빼달라했다. 그러자고 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힘들게 훈련시킨 후 시간기록을 뺀 방문건수와 매출계약의 촉진만 강화하는 관리로 변화시킬 계획이었기에.


목적이 분명한 숫자관리는 효과적이다.

다만, 숫자를 실행하고 평가받는 대상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세일즈 리더가 간과하는 숫자의 리더십의 함정은 여기에 있다. 숫자를 평가하는 세일즈 관리자는 평가의 대상이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방문건수의 증가는 TC의 증가를 낳고

TC의 증가는 매출의 증가를 낳는다.

숫자를 증대시키고 싶은 세일즈맨의 마음을 높여주라!

숫자가 부족한 세일즈맨의 이야기를 들어주라!


세일즈 리더십은 숫자 마케팅의 주인공 - 사람에게 집중하고 성장시키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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