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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Jul 11. 2022

수련

궁남지 연꽃

너를

덮어버린 커다란  연잎 무리 가운데서

지켜본다.


선명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고

심지어 향기도 없다.


너를

꽃이라 불러야 할까 말까

주저린다.


너는

고작

손가락 하나 정도 두께

연대에 가벼이 올라앉고

하늘 향해

너의 볼을 한껏 드세운다.


당당함이 오히려 소박한 이유를

너의 속을 들여다보고 알았다.


너는

가장 화려한 장식과 색채를 절개로 품어

님 만날 그리운 날에만 활짝 보여주는

순전한 연인.


궁남지의 수련은 선화공주의 환생인 듯

서동을 찾아

한껏 키를 높이고

님 그리며

하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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