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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vinstyle Jul 06. 2022

삼척 구름

짧은 글 3

하늘은 높고

내 키는 낮다.


발끝을 돋우어

한 발치 가까워지는 하늘은

어지간이 사귐을

허락하지 않는 미인처럼


구름 휘장과 장막을 둘러치고

그저 낮은 키만큼 보며 살라한다.


구름은

구름을 겹겹이 휘가리며

하늘 속살을 구겨 넣고


연무인 듯

해무인 듯


시력을 흩트리고,

마음도 휘젓는다.


강원도 삼척 구름은

겸손하게 살라는 어른 말씀을

낮은 키 아래

꾸역꾸역 채우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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