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음'의 실수를 아시나요?

오늘의 딴생각 #2

by 기밍구우

장수연 작가의 책 <내가 사랑하는 지겨움>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요즘 나는 '함'의 실수와 '하지 않음'의 실수에 대해 생각한다. 말이 많고 감정적인 나는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내가 왜 그랬을까'하고 후회한다. 그 말은 하지 말걸, 나서지 말걸, 그렇게 하지 말걸. 호들갑스러운 성격이어서 무엇을 '하는' 실수에 익숙하다. 실수란 '괜히 했다'고 생각하는 일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요즘 들어 '함'의 실수뿐 아니라 '하지 않음'의 실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 않음'의 실수는 김영민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애매하게 질 나쁜 바이러스처럼 평생을 태업으로 일관"하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무비판적인 태도로 한 세상 살아가는" 종류의 잘못이다. '함'의 실수는 그 잘못이 눈에 보여서 주위의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하지 않음'의 실수는 쉬이 발견되지 않는다. 심지어 본인에게도.


직장인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면 관성대로 일을 처리하기 시작한다.

일에 익숙해져서, 늘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다 보면 새로운 시도는 '하지 않게(Don't)'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던대로 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으니까.

결국, 실수를 '할까(Do)' 두렵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실수를 하지 않았음에 지금까지 일을 잘해왔다고 생각한 건 아닌지...

회사에, 팀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았음에 안도했던 건 아닌지...


계속해서 일을 하면서도, 조금씩 정체된 느낌이 든 건 그래서 였나보다.

'하지 않음'의 실수를 계속해서 저지르며 살았기 때문.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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