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을 쌓으며 행복을 만들어갑니다

강연으로 만든 또 하나의 수익 (2)

by Kema

신입사원 회계 강의는 초짜 강사로써는 과분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백여 명이 넘는 신입사원들 가운데 나를 주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나는 한 사람씩 눈을 맞추어 가며 자신감 있게 강의를 이어나갔고, 고개를 끄덕이는 몸짓에서 힘을 얻었다. 긴장한 탓에 와이셔츠가 푹 젖었고, 퀴즈를 낸 틈을 타 마신 물에 사레가 들릴 정도로 몸이 떨렸지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실히 담아낸 나만의 자료와 청중과의 교감 덕분에 두 시간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수 많은 기수들의 강의를 지켜본 HR 교육 담당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신입사원 연수의 마지막 순서인 이 강의는 보통 모두가 지쳐 태반이 졸고 딴짓을 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달랐다. 모두가 집중해서 듣고, 열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강의 평가 역시도 형식적인 체크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칭찬 댓글이 쏟아졌다. 사실 내가 특별히 대단했다기보다, 이전 강사들이 업무에 치여 준비 없이 물려받은 교안을 읽어 내려갔던 것과 비교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혹시 다른 강의도 참여하실 의향 있으신가요?"


몇 주 뒤, 첫 강의의 흥분이 가라앉고 일상적인 업무를 지루하게 처리하던 중 인사 담당자의 전화가 걸려왔다. HR 내부에 내 강의 평가가 공유되었고, 당시 상황을 보고받은 부서장이 마침 개설 준비 중이던 그룹 차원의 재무 강의 강사 후보로 나를 추천했다는 것이다. 신입사원 강의보다 훨씬 높은 강의료가 지원되고, 최초 개설 과목이라 교안 작성 대가까지 지급된다고 했다.


월급으로 고정되어 있던 소득을 늘릴 기회를 찾던 나에게는 뜻밖의 행운이었다. 1년에 서너 차례 있는 신입사원 교육에 더해, 정기적으로 개설되는 그룹 교육까지 맡게 되면 새로운 '정기 수입원'이 생기는 셈이었다. 비록 회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만들어 낸 추가 소득이지만, 월급쟁이의 천장에 약간이라도 균열을 만들어 낸 느낌이었다.




그 뒤로 나는 몇 년간 이런 강의들을 꾸준히 이어갔다. 경험이 쌓이면서 실력도 함께 늘어갔고, 우수 강사에게 수여하는 상도 몇 차례 받아 공기청정기와 같은 가전들을 무상으로 받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어 강의장 건물 입구에 사진이 걸리는 영예도 누렸다. 소문을 들은 해외 현지법인 최고재무책임자의 요청으로, 현지 외국인 직원을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하는 파생 상품 회계처리에 대한 강의를 하러 해외 출장까지 다녀왔다. 처음엔 직원 교육으로 시작했지만, 어쩌다 보니 현지 법인의 감사 법인 회계사들에게까지 본사 회계처리를 설명하는 강의를 하게 되었고, 이 인연으로 결국 내가 그 현지 자회사의 자금 부장으로 부임하게 되는 계기로 이어졌다.










작가의 이전글자산을 쌓으며 행복을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