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건물주 김대리 #119]

주변 반응의 이유

by Kema

희윤의 신혼생활에 대해 알게 된 주변 사람들은 저마다 호들갑을 떨며 반응했다.


“요즘 세상에 둘이 원룸에서 시작했다니, 진짜 알뜰하다!”


똘똘하게 출발했다고 칭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떤 이들은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둘이 맞벌이를 하면서 왜 그렇게 초라하게 사니?”



칭찬하는 말에는 “감사합니다” 하고 웃으며 넘어갈 수 있었지만,

따지는 듯 묻는 질문에는 어떻게든 설명을 붙이는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희윤도 성심껏 대답했다.

“저희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요.”


하지만 희윤의 기대와는 달리 '아 그래 그렇구나, 응원할게' 라고 대답하는 상대방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부분 더욱 핏대를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세히 들어 보면 대체로 ‘그래서는 안된다’는 충고였다.


더욱 잘 설명하려 하면 할 수록 상대방은 필사적이 되어 갔고,

결국 언쟁에 가까운 대화가 되고 말았다.




이런 일을 몇 차례 겪으면서 희윤은 깨달았다. 사람들은 궁금증을 풀고자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니었다.


대답을 “꿈이 있어서요”라고 하든, ‘‘돈이 부족해서요’ 라고 하든,

결과는 대체로 마찬가지였다.


상대방은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려고 했고, 대화는 늘 찝찝하게 끝이 났다.






그날 저녁, 희윤은 김대리와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꺼냈다.

“오빠, 사람들은 왜 우리가 원룸에서 시작하는 걸 불편해할까?”


잡곡밥에 숟가락을 찔러넣던 김대리가 잠시 희윤을 바라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너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구나?”







둘은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이 내뱉은 말보다, 드러내지 않은 말에 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이 ‘정답’이길 바란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틀린 건 아니길’ 믿고 싶어한다.


그런데 누군가 다른 길을 선택하면,

혹시 그게 자신이 놓친 길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자극될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핏대를 세우며, “그건 잘못된 선택”이라고 못박으며 자기 삶을 방어했던 것은 아닐까.



희윤은 떠올릴 수 있었다.

사람들은 희윤의 눈빛이 흔들릴수록, 희윤의 대답소리가 작아지고 말수가 줄어들 수록, 자신의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을 얻은 듯 득의양양한 자세로 대화를 끝맺었다.

좋은 거 가르쳐줬다는 듯한 표정도 빼놓지 않았다.


결국 남들과 다르게 살아간다는 건 이런 어려움과 맞닥뜨리는 일이었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과, 둘만의 목표를 향해 가는 길 위에 서는 대가로, 남들과 비슷하게 사는 데서 오는 안정과 편안함은 포기해야 했다.


김대리는 그 길이 더 험난하리란 걸 깨달으면서도,

함께 꿈을 꾸어주는 서로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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