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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Dec 19. 2021

신영복 교수 - 어느 목수와의 일화

박상희 작가님의 그림

  신영복 교수가 감옥에서 한 노인 목수를 알게 되었는데, 자신에게 무얼 설명하느냐고 땅바닥에 집을 그릴 일이 있었단다. 그런데 우리가 지붕부터 그리는 집을, 그는 거꾸로 바닥서부터 그리더란다. 목수는 그림조차도 실제로 집을 짓는 순서대로 그리고 있었던 것.


  물론 종사자가 더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실제로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과 바깥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감각 차이가 이렇기도 하다. 남자들끼리 모여서 월드컵 관전하다 보면, 정말 진지하게 자신의 안목이 감독과 선수보다 낫다고 믿는 축구광들이 더러 있잖아.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 이 이야기를 하는 것. 존재 내에 흐르는 시간에 준하는 지평, 그 수준대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


  그림은 박상희 작가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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