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Way back home>
한 동안 헬스장에서 노상 틀어줘서, 헬스장에서 들은 빈도만으로도 가사를 외워버린 노래. 언제고 그녀에게 이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잇댈 일이 있었다.
조용히 잠든 방을 열어 기억을 꺼내 들어
부서진 시간 위에서 선명히 너는 떠올라
가사 속의 ‘너’를 사랑의 대상이 아닌 잃어버린 시간에 두고 온 것들로 치환해 보면, 노래는 또 다른 말을 건넨다. 거기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거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던 나의 이야기. 그러나 다시 이 길 위로 나를 잡아끄는 시간, 어쩌면 이 길로 오기 위해 그렇게 둘러온 것이 아닐까 싶은 세월.
눈을 감으면 소리 없이 밀려와
이 마음 그 위로 넌 또 한 겹 쌓여가
그녀에게 했던 말은 결국 내 스스로에게 돌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소리 없이 밀려들고 또 한 겹 쌓여가는 감정들이, 무엇에 대한 시그널인지가 선명하지는 않아도 또 막연하지만은 않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이제 슬슬 시작해 보려고. 빛이 다 꺼진 여기 나를 안아줄, 너로 완결된 이야기를….
멈춘 시간 속 잠든 너를 찾아가
아무리 막아도 결국 너의 곁인 걸
그런데 그날 그녀에게 했던 말은, ‘너’를 다른 것으로 치환할 필요가 없었어. 그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에둘렀을 뿐, 실상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 그녀로 완결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는 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