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뉴욕타임스 선정 100권
양서(良書) 선택하는 방법
마셜 맥루언에 따르면,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 정보의 밀도가 떨어진다. 그가 우려했던 정보화 시대는, 그때로부터 40여년이 더 지난 오늘날에 보다 절감하는 현상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문가를 넘어서는 블로거와 유튜버들도 존재하지만, 검색되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되레 선별의 어려움을 겪는, 밀도의 문제 너머에서 신뢰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맥루언의 분석은 서점가에도 유효하다. 출판사의 수가 많아지고 출간의 벽도 낮아진, 하루에 100권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시절이다 보니 양서(良書)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일. 쇼펜하우어는 이런 경우엔 그냥 고전을 집어 들라고 말했다. 인류의 통시적 공시적 선택으로 증명된, 시간의 마모를 견뎌낸 컨텐츠. 가다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앞서 잡은 완전함’의 전제를 통해 보다 큰 지평으로 옮아가는 확장성. 그런 취지에서 가장 가까운 시대의 고전 목록을 담은 기획이다.
물론 서점가에 이런 기획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니 너무 많다. 선정 기준의 신뢰도는 그것을 선정한 매체의 타당도에 기반하기도 하기에, ‘르몽드’와 ‘뉴욕 타임스’라는 변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그 중에서도 ‘문학 편’의 매뉴얼을 모은 첫 권이다.
책에 관한 책
마셜 맥루언은 우선 특정 페이지를 펼쳐보고 거기서 뭔가 인상적인 내용을 발견하지 못하면 그 책을 읽지 않았단다. 이는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아도 괜찮은 내용이다 싶으면 그건 괜찮은 책이라는 의미일 터, 즉 표집이 전체를 대변한다.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 책의 기능 중 하나가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이다. 책장을 완성하는 배열의 미학, 혹은 책장 주인의 소양을 증명해 주는 것.
독서와 글쓰기의 커뮤니티가 많아진 시절에 그 대표적인 활용 표집으로 공증된 세계문학이기도 하기에, 한 번쯤은 그 제목을 들어봤음 직한 문학들에 대한 해설로 접근성을 제고하고, ‘책 속에 꽂혀 있는 책’이란 기능성까지 장착한 ‘책에 관한 책’이다.
책으로부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혹은 ‘책에게로의 시간’이 삶의 일부인 저자들의 협업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르몽드와 뉴욕타임스 선정 『세기의 책』 시리즈 중 첫 권이다.
저자 소개
디오니소스
문학, 예술, 철학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니체의 키워드로 이름한 인문 프로젝트 팀.
나승철
독서와 함께 글과 강연으로 먹고삶. 고등학교와 대학 입시 컨설팅과 인문학 강연 중. 교양과 기술의 융합적 사유와 실천을 추구하는 리버럴아츠밸리 대표.
송민경
회사생활의 지친 마음을 책으로 위로 받고 감성을 충전 중인, 문학으로 인간과 세상에 대해 눈뜨고 있는 책 여행자
안정희
아름다운 문장을 만날 때 행복해하고 쓰면서 위로받는 회사원. 문학을 통해 당신과 나를 알아간다.
민이언
니체를 사랑하는 한문학도, 프루스트를 좋아하는 철학도, 글 쓰는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