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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n 02. 2022

사르트르, <존재와 무> - 타자와 시선

라캉, 타자의 담론

... 시선은 일정한 어떤 형태에도 연관되지 않는다. 물론 ‘가장 많은 경우’, 시선을 나타내는 것은 두 눈의 나를 향한 집중이다. 그러나 시선은 나뭇가지들이 스치는 경우, 발자국 소리가 들리다가 뚝 그칠 때, 덧창이 빠끔히 열릴 때, 커튼이 가볍게 움직일 때, 마찬가지로 주어질 것이다. 기습작전 때, 수풀 속을 기어서 전지하는 병사들이 ‘피해야 할 시선’은, 두 개의 눈이 아니라 언덕 위에, 하늘과 맞닿아 부각되는 한 채의 농가 전체이다. - <존재와 무>, 동서문화사, 정소성 역, p434


... 그것이 그 행위들의 ‘참된 뜻’이지만, K나 측량기사나 영영 그 뜻을 인식하지 못한다. 물론 카프카는 여기서 신적(神的)인 것의 초월에 이르고자 했다. 인간적 행위가 진리로 구성되는 것은 신적인 것에 대해서이다. 그러나 이 경우 ‘신’은, 타자의 극한의 개념일 뿐이다. ... -p447


... 어떤 방식으로도 타자는 대상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일이 없다. 타자를 대상화한다면 그 ‘시선-존재’는 붕괴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타자의 시선은 그 시선을 나타내는 대상으로서의. 타자의 ‘두 눈’의 소멸 그 자체이다. ... -p451


  ‘남들처럼은 살아야지!’, ‘그러면 남들이 욕해!’에서의 그 남이란, 실제로 존재하는 타인이라기 보단, 어떤 추상성으로부터 뻗어 나온 시선의 효과잖아. 라캉의 화두, ‘타자의 담론’으로 이어지는 주제이기도... 그것이 욕망의 근거일 때도 있지만, 사회의 질서 체계를 유지하는 ‘눈’이기도 하지. 그것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결과가, 우리가 믿는 신의 속성이라는, 사르트르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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