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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n 21. 2022

사르트르, <존재와 무> - 바슐라르, 상상력

프리즘 후뢰시!

... 이것은 바슐라르가 최근 저작 <물과 꿈>에서 뛰어난 재능으로 시도한 것이다. 이 저작에는 커다란 장래성이 있다. 특히 ‘물질적인 상상력’이는 발견은 확실히 발견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그러나 솔직히... -<존재와 무>, 동서문화사, 정소성 역, p953


... 바슐라르가 그 강의 속에서 식물을 정신분석하는 것에 대해 말했을 때, 또는 그가 그의 저작 가운데 하나에 <불의 정신분석>이라는 제목을 붙였을 때, 그는 그의 사상의 밑바탕을 훨씬 대담하게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p964


  후배를 대하는 듯한 뉘앙스로 적었지만, 실상 나이는 바슐라르가 훨씬 많다. 철학사의 거점들끼리 ‘최근 저작’을 말하고 있는, 아직은 철학이 인문학의 왕자였던 시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들뢰즈도 많이 인용하는, 포스트 모던에 많은 영향을 미친 철학자. 직접 읽어본 책은 없고, 모두 다른 철학자들의 책에서 읽은 지식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학평론가 김현이 <행복의 시학 / 제강의 꿈>이란 논문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어쩌자고 계속 명리학에 심취해 있나 싶은 요즘. 본격적으로 영업을 할 게 아니라면, 어떻게라도 책으로 기획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마침 사르트르가 바슐라르를 많이 인용한다. 사르트르의 키워드 중 하나가 ‘상상계’잖아. 이건 그대로 라캉의 정신분석으로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바슐라르의 테마인 ‘상상력’도 정신분석에 기반하고... 몇 번 언급했지만, 사주팔자의 물상론이 비슷하다니까.


  오행은 자연과 물질의 속성으로 이법을 설명하는 심상이기도 하다. 火水木金土가 물성 그 자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고... 사주팔자를 과학이라고 말하는 역술가 분들도 있는데, 적어도 바슐라르의 전제는 이런 물질에 기반한 상상력이 과학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는 것.


  火는 위로 확산하는 에너지이고, 水는 아래로 응축하는 에너지로, 정신성을 상징한다. 물론 癸는 위로 확산하는 기화도 상징한다는 예외성은 있고... 사주에 火와 水가 많으신 분들은 정신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성향이라고 진단을 하셔도... 또한 巳亥 충이나 子午 충은 정신적인 트러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木과 金은 횡의 방향이다. 물론 甲은 위로 자라는 속성도 지니는 예외성은 있고... 木의 확산과 金의 응축은 물질성을 내포한다. 사주에 木과 金이 많은 분들은 현실주의적인 성격이라고 진단을 하셔도... 또한 寅申 충과 卯酉 충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火와 木은 확산의 상징성이다 보니, 사주에 火와 木이 많으면 외향적인 성향이고, 또 그런 스타일이 잘 맞는 거야. 水와 金이 많으면 사색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성향. 그런데 한쪽으로 쏠려 있는 조합만 있는 건 아니니까. 사색적인 와중에 외향적일 수도 있고... 또한 초년운과 중년운에 배치된 글자의 속성이 다르면, 어릴 적 성격과 어른이 되어서의 성격이 달라질 수도...

  사주 풀이는 빛을 투과시킨 프리즘에 빗댈 수 있다. 각자의 인생이 어떤 파장의 빛을 많이 사용하고 사는가를 살펴보는 것. 가시광선을 다 쓰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또한 자외선과 적외선은 육안으로는 안 보이지. 그래서 용한 역술가도 80% 정도를 맞추는 거래. 사르트르가 말하는 無의 범주겠지. 결국 나머지는 스스로가 채우는 대자적 몫. 이 힘이 상상력이다. 꼭 빨강머리 앤과 같은 상상력이란 의미는 아니고... 나를 조건화시키는 것들로 고착화 된 사유체계를 부정하며, 기투(企投)하는 삶의 자세.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겠어? 그래서 충도 형도 필요한 운이라는 거.


  그나저나 이제와 돌아보니, 삶에 대한 심오한 통찰,

  “자! 변신이다. 프리즘 후뢰시!”

  한 베스트셀러의 제목도 말하고 있지 않던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이미 유치원 때 다 배웠다고... 잊지 말고, 셧! 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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