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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n 22. 2022

사르트르, 스탕달, 니체 - 사랑과 소유

듀스, <여름 안에서>

 ... 모든 소유에 관해, 스탕달이 사랑의 경우에 대해서만 말했던 결정작용적(結晶作用的) 종합이 이루어진다. 소유되고 있는 대상은 각각 세계라고 하는 배경 위에 떠오름으로써 세계 전체를 드러낸다. 그것은 마치 사랑하는 여자가 모습을 나타낼 때, 그녀는 그 주위의 하늘과 해변과 바다를 나타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그 대상을 내 것으로 한다는 것은 세계를 상징적으로 내 것으로 하는 것이다. ... - <존재와 무>, 동서문화사, 정소성 역, p948


  니체는 스탕달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은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에 따르면, 소유는 소속이다. 무엇을 소유했는가는, 어떤 세계에 소속되어 있는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걸고 있는 인식의 조건, 즉 존재론적 근거에 닿고 있는 것이기에, 그 사람의 세계에 소속되는 일이기도... 나의 세계는 그 사람을 향한 결여, 지향성이다.


  오후의 햇살 사이로, 부는 바람 사이로도, 내리는 빗물 사이로 일어나는 그 사람에 관한 생각. 그렇듯 풍경은 곧 심경으로의 완성이다. 나를 스치는 모든 시간 속에 그 사람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름 안에서>의 가사는 사뭇 현상학적인 노에마/노에시스였다는...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니가 있어
  환한 미소와 함께 서 있는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이젠 여름의 기적 같은 건 기대하지 않는데, 그 여름 속으로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제로 기획을 생각 중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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