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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n 22. 2022

사르트르, 후설, 칸트, 라캉 - 의식과 자아

<존재와 무>

  고속도로 휴게소를 예로 들어 볼까. 각자의 욕구에 따라 시선에 들어오는 시설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화장실이 급한 사람들은 화장실을 먼저 찾으려 할 터, 그의 의식에는 온통 화장실뿐이다. 의식은 항상 무언가를 향한 의식이란 후설의 말이 이런 의미. 존재는 의식의 대상으로서 나타난다.


  그러나, 칸트를 빌리자면, 사물 그 자체는 의식의 상태와는 상관없이 인식의 바깥에서,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일 뿐이다. 사르트르에게선 이게 즉자 개념이다. 그런데 화장실이 급박했던 그 순간에,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였을 수도 있는 자신의 상황을 인지할 수 있을까? 즉 의식의 상태를 대상화할 수 있는, 화장실을 향한 의식에 관한 의식이 자아이다. 라캉에게서 주체와 자아 개념이 구분되는 도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욕심의 순간에는, 그 욕심의 지향성 밖에는 없잖아.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었을 그 순간이 욕심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시간이 흘러서야 겨우겨우 반성의 거리를 가질 수 있게 되잖아. 때론 타인의 모습으로부터 나를 반성하게 되기도 하고, 물론 영원히 반성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람이 잘 안 변하잖아. 하여 그 존재론적 순환의 체계가 허물어질 수 있는 절망을 한 번 호되게 겪어야 변화의 가능성(無)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실존철학의 한 테마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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