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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l 18. 2022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 언어의 운동성

언어게임, 기계의 비유

103 이상이라는 것은, 우리 생각으로는 흔들림 없이 고정되어 있다. 당신은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없고, 항상 그것으로 되돌아가 있어야 한다. 바깥쪽과 같은 것은 없다. 바깥쪽에는 생생한 숨결이 결여되어 있다. 이러한 생각은 어디서 왔는가? 이 이념은, 말하자면 안경처럼 우리의 코 위에 얹혀 우리가 보는 것은 모두 그것을 통해서 본다. 우리는 그것을 벗는다는 생각에 미치지 못한다.


104 사람은 서술 방식에 알맞은 것들을 사물에 서술한다. 자기를 인상지우고 있는 비교 가능성을 우리는 하나의 최고로 일반적인 상태의 지각이라고 받아들인다.


105 그 질서, 즉 이상이 실제 언어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믿을 때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문장’, ‘낱말’, ‘기호’라고 부르는 것에 만족하지 않게 된다. ...


  이를테면 글을 쓰는 이유가 그렇잖아. 자신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하는 단어들이, 그저 말만 되면 되는 소통의 조합을 아닐 터. 각자의 미학 수준에서 수식을 고민하는 것처럼, 언어는 단순히 기호에 대한 표상인 것이 아니라, 확장 코드의 운동성을 지니고 있다.


  운동성이지만 이면에는 항상성이 매개되어 있다. 김영하 작가의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문체에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의 문제를 정립하기도... 진중권 교수의 저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미학을 해설하는 전형의 글월일 테니까. 그 기준에서 타인의 글을 평가하기도 하는, 다른 규칙의 언어 게임


193 ... ‘기계는 그 활동 방식을 이미 그 자체 안에 갖춘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결정한 기계의 장래 운동을, 이미 서랍에 들어 있는 것을 이제 막 꺼낼 상태가 된 여러 대상과 비교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기계의 실제 동작을 예언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을 때에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거기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부분적인 변형의 가능성 등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기계를 어떤 운동 방식의 상징으로서 사용하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경우이다. 왜냐하면 기계는 전적으로 달리 운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4 ... 이 언어의 파도(운동)는, 우리가 어떤 기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 때 ‘운동의 가능성’이라는 말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를 자문하는 순간에 조용해지고 만다. ...


195 ‘그러나 나는 내가 지금 행하는 것이 장래의 적용까지 인과적, 경험적으로 결정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이상한 방식으로 그 적용 그 자체가 그 어떤 의미로 현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그대로이다! 원래 당신이 하는 말이 잘못된 것은 ’이상한 방법으로‘라는 표현뿐이다. 그 밖은 옳다. 그리고 이 명제가 이상하게 여겨지는 것은 사람들이 이 명제에 대해서 우리가 그것을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의 언어 게임과는 다른, 다른 언어 게임을 머릿속에 그릴 경우만이다. ....


196 말의 적용이 이해되지 않으면 이상한 사건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지만, 그 확장적 운동성으로 더 풍부한 의미와 역동적인 감성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때로 그것이 되레 소통을 방해할 때도 있잖아. 도대체 굳이 저 말을 왜 하는 것일까, 도대체 무슨 의도가 담인 말일까, 싶을 때... 기계적인 인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거. 가끔씩 기계도 오작동을 하는 수도 있고...


  남녀 사이에서도 그냥 직장 동료끼리는 전혀 오해가 생기지 않으며,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를 운운하진 않지. 감정이 개입할 때 게임의 규칙이 달라지는 것. 때론 상황적 조건이 게임의 규칙을 달리하기도... 상사가 마다한다고 해서 한 번 더 권하지 않는 것도 슬기롭지 못한 사회생활일 수 있으니까. 알아서 기는 것으로 저쪽의 규칙에 종속되는 것. 많은 순간 기계적으로 대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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