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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Aug 07. 2022

비트겐슈타인, 라이프니츠, 들뢰즈, <주역>, 사주팔자

도올 김용옥 교수

  구름이 있는 풍경을 꽤 좋아하지? 미야자키 하야오,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 이노우에 다케히코... 저 구름으로부터 떠오르는 단어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그 맥락이나 코드를 공감할 수 있는 이들에겐 한 단어가 모든 내러티브를 포괄하고 있다는 거야. 


  더 긴 문장으로 부연을 하다보면, 각자의 디테일은 조금씩 다를 수 있잖아. 그러니까 차라리 저 한 단어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가장 보편성을 지닌 이미지라는 거. 들뢰즈가 ‘모든 술어는 주어 안에 있다’라고 말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까?


  도올 김용옥 교수가 <주역>을 왜 괘(卦)로 표현했는가를 설명하는데... 그 이미지가 가장 정확하다는 거야. 그에 해당하는 사연과 사안과 사건을 말로써 설명하기에는 모자라니까. 물리학자들이 현상 이면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정리하는 것처럼, 김용옥 교수에 따르면, 수학적 이미지라고...


  라이프니츠는 <주역>의 괘 이미지에서 자신의 모나드 이론에 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뉴턴과 누가 먼저냐를 두고 이견이 있는, 미적분과도 통하는 면이 있지. 누구나가 일종의 방정식이 정신에 새겨져 있다는 거지. 

 

  사주팔자의 글자들이 이런 논리. 가장 정확하게 그 사람을 나타내는 바코드라는 것. 그것에 대한 해석을 아무리 잘 해도 사주팔자 그 자체보다는 정확하기 힘들다는 것. 해석의 수준 차이가 있을 뿐, 사주팔자는 맞을 수밖에 없다는, 어찌 보면 궤변이기도 하지.


  나도 예전에는 되게 비판적이었다니까. 그런데 내가 뭔가를 맞추는 경험을 하다 보면 생각이 달라져. 오늘날에 <주역>으로 점을 치는 사람은 없잖아. 사주팔자도 인문의 한 분야로 사용하면 나의 경쟁력이다. 정신분석 비슷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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