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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Aug 07. 2022

음양오행 - 신앙과 미신

하늘과 인간

이 하늘은 물질적이고 볼 수 있는 하늘이 아니라 하늘의 본질이다. 그것은 모든 것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원리인 이(理)를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하늘은 모든 것을 낳는다. “‘하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주저하여 묻는 사람들이 있다. 네 계절은 서로서로 이어지고 만물이 생긴다. 이보다 더 분명한 것이 있을 수 있는가?” 이로부터 하늘이 창조자라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거기에는 두 가지 원리가 있는데, 능동적인 원리(理)인 최초의 운동자가 있고, 수동적인 원리(氣)인 언제나 존재하며 치밀하고 미세한 질료가 있다. 이런 두 구성요소의 결합을 위대한 조화, 곧 태일(太一) 혹은 위대한 점, 곧 태극(太極)이라고 한다. 이런 결합을 통해서 침밀한 질료인 기가 두 가지 양상, 곧 고용함인 음과 움직임인 양에 따라 변화하고 그것이 무한히 이어져 금, 목, 수, 화, 토 등의 오행과 만물을 만든다.


이런 체계에 인격적인 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은 명백하다. ....


- <도교>, 앙리 마스페로, 까치글방, p104 -

  중국은 周代에 들어 휴머니즘이 발달하면서 신에 대한 관념이 바뀌기 시작했다. 신들은 제물이나 아부에 기뻐하지 않고, 인간의 자각과 책임만큼으로 다가오는 인문적 존재가 되어 있었다. 천명은 더 이상 초월적 존재의 일방적인 ‘말씀’이 아니다. 인간과의 소통이다. 


  그런 점에서 음양오행 사상은 나름의 합리적 체계로 세계를 설명하려 했던 것. 앙리 마스페로가 음양가를 유교의 변주로 분류한 것도 나름의 합리성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론을 빌미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이들이 어느 시대든 있기 마련이고...


  우리나라 기독교는 토속 샤먼과 융합을 한 경우란다. 그래서 유난한 믿음인 것. 때론 성황당 앞에 물 떠놓고 드리는 치성과 다를 게 없기도 하잖아. 물론 토속 신앙과 한국 기독교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있다는 이야기일 뿐.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미신으로 경계할 것인가도 실상 애매한 문제라는 거지. 


  경희대 중문과 친구들과 진행하려는 도교 기획의 키워드는, 우리의 삶에 들어와 있는 ‘미신’적 요소들이다. 금목수화토의 날들을 살고 있는 일상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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