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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Oct 07. 2022

견우와 직녀 설화 - 전지현 조인성 2% CF

동양신화

... 견우와 직녀 신화는 중국에 여러 이본(異本)이 있고, 한국과 일본에도 기본 줄거리는 같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만 달라지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만큼 이 신화는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덕흥리 고구려 벽화에 이미 견우 직녀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는 이 신화가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고대 한국에서 유행했음을 알 수 있다.


견우 직녀 신화는 인류가 농경 사회에 진입하면서 남자가 밭을 갈고 여자가 길쌈을 하던 당시의 역할 분담 현실을 반영한다. 아울러 이 애틋한 내용의 신화는 고대인들이 실제로 농사나 길쌈의 형편을 점치던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 두 개의 별자리와 상관이 있다.


- <이야기 동양신화>, 정재서, 김영사, p103 -

  이나미 교수는 융의 정신분석으로 한국의 민담을 경유하며 한국인들의 대중심리를 해석한다.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 칠석날 오작교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애절함이 되어버린 사연은, 자신들의 사랑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자신들의 소임을 게을리 하는 바람에 하늘로부터 벌을 받은 탓이다. 이 이야기는 모든 에너지를 사랑에 쏟는 나머지,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음을 경계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사랑만으로 사랑이 되니?”

  라고 물었던 옛날 2% CF.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을 듯 밀어붙이는 사랑의 위대함, 그러나 비극은 우리가 그 위대함을 감당할 수 없을,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시절에 찾아오거나 떠나가는 사랑이란 사실. 


  상대방의 조건만을 따지는 남녀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사랑에 있어서의 현실적인 문제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지. 이별의 이유로까지 이어진 경우, ‘현실적 성격’이란 말로 상대를 성토하기도 하지만, 상대가 너무 현실적이어서 자신에게 이별을 고했다고 생각하는 당신 역시 현실적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아주 오랜 전에 있었던 내 이야기이기도... 그토록 사랑했던 그녀를 ‘현실적인 여자’로 매도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못난 남자의 최소한의 자존심. 돌아보니 나 편하자고 둘러댔던 변명에 불과했다. 정작 현실적인 건 나였다. 그녀가 현실적인 문제로 떠나가지는 않을까 두려웠고, 그 두려움은 의심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그녀가 내 의심을 눈치 채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랑은 삐걱거렸다. 물론 당시 그녀의 마음이 어땠는지야 지금도 알 수 없다. 이젠 알고 싶지도 않고... 그러나 이별의 원인이 바로 나였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다.


https://youtu.be/55H9evpZI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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