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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Nov 08. 2022

갈홍, <포박자>, 연단술 - 연금술과 화학

도교백과

Joseph Wright의 작품

  “수은이라고 하는 물질은 태우면 태울수록 영묘한 변화가 일어난다. 황금은 불에 넣고 여러 번 단련해도 줄어들지 않으며 땅에 묻어도 영원히 썩지 않는다. 이 두 개의 물질을 마시고, 사람의 신체를 단련함으로써 사람이 불로불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짐작건대 외물을 빌려서 자신을 견고하게 하는 것이다.” - <포박자> ‘금단’편 -


  유럽에서는 연금술(Alchemy)라고 부르며 근대 화학의 모태가 된 거싱다. ‘Alchemy’의 어원을 살며보면 ‘Al’이 알라비아어의 정관사이면 ‘chemy’는 고대 이집트를 의미하는 ‘Khem(검은 흙)’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지금까지 거의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근년, 중국 과학기술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의 조셉 니덤은 중국어 '금액'(金液:액화된 금, 이것을 마시면 선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포박자>에서 볼 수 있다)의 고대음인 Kimmi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새로운 학설을 주장했다. 물론 이것은 중국의 연금술이 아라비아를 경유해서 유럽으로 전해졌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추측이 어느 정도의 확증을 가지고 주장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세 유럽의 연금술과 앞으로 설명할 중국의 연단술과의 사이에 상당한 근사성이 인정된다는 점은 현명한 독자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도교백과>, 파라아카데미, p433 -


  연금술은 결국 화학(chemistry)의 기반이 된다. 중국의 연단술도, 물론 큰 부작용을 유발했지만, 그 영생의 꿈은 약학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지금에 상식으로 돌아보니 환상일 뿐, 당시 사람들은 실현 가능하다고 믿었던 일들. 결국 실현은 되지 않았어도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본초(本草) 관련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때로 환상은 환상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을 재정립한다.     

  

  개인의 역사에서도 그럴 때가 있잖아. 돌아보면, 될 게 아닌 걸 붙잡고 있던, 무지의 환상 속에서 무모했던 날들. 그러나 그 시간을 그렇게 인정하며 돌아볼 수 있는 지금은 그만큼의 발전을 의미하기도 할 터. 그런 오류의 시간이 없었던들 이마저의 반성적 거리도 가능하지 않은 지금이었을지 모르고... 무지와 환상과 무모가 늘려놓는 지평도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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