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태어나기 전부터 너와 함께였던 것 같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어느 장면이 스치는 대사인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것은 아니다. 말은 기억을 하고 있는데, 어떤 영화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꽤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OST ‘인생의 회전목마’는 더더욱... 이 음악처럼 당신을 사랑한다는 고백을 준비했던 적도 있었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잡히지 않는 막연한 동경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끝내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 내가 하울도 아니었지만, 상대가 소피도 아니었다는 직감이 고백보다 앞섰던 것 같다. 그럼에도 그렇게 믿어보고 싶었던 것 같아. 꽤나 순수한 척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나 그렇게 순수하지 않다. 그래서 갈망하는 판타지 아니겠어?
클래식 기타 연주는 약간 짚시 느낌일 때가... 연주가들은 연주할 때만큼은 무아의 경지인 것 같지? 글과 그림으로 행하는 사물과의 교감은 저렇게까진 아니잖아. 건반도 기타도 수준급 연주로까진 익히지 못했는데, 그마저도 손에서 놓은 지 오래 전. 얼마 전에 어쿠스틱 기타 한 번 잡을 일이 있었는데, 이젠 손가락이 너무 아프더라.
나중에 해야지 하면서 흘려보낸 세월이 이렇게... ‘나중’으로 밀려난 것들. 결국 그 ‘나중’은 다가오지 않는다니까. 기타 뿐이겠어? 다가오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원을 그리는 평행선처럼... 그런 인생의 회전목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