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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Dec 02. 2022

옥황상제와 염라대왕, 도교와 불교 신화

영화 <신과 함께>

영화 <몽키킹>

  도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최고신이나 유일신의 위치가 절대적이 아니라 시대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최고신의 개념이 바뀌기도 하는 독특한 종교다. 예를 들면, 5세기경에는 태상노군이 최고신이었지만, 6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원시천존이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옥황상제가 등장한 것은 원시천존이 최고신이던 6세기 무렵으로, 송(宋 )나라 진종(眞宗)이 다스리던 시대에 최고신 반열에 올라섰다. 진종은 옥황상제의 열렬한 신자였기 때문에 신하는 물론 백성들까지 이 신을 최고신으로 숭배하였던 것이다. ... - 마노 다카야, <도교의 신들>, 들녘, p34 -


  옥황상제는 어떻게 해서 이토록 인기가 높은 것일까? 그것은 틀림없이 옥황상제가 처음부터 신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선행을 거듭 쌓은 결과 천상계의 왕으로 군림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신이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누구나 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인기라고 할 수 있다. ... - 같은 책, p36 -

영화 <신과 함께>

  격의불교(格義佛敎)라고 해서, 중국인들은 불교를 도교의 패러다임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외래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었던 것. 그리고 민초들이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문학으로 불교가 전파되면서 중국어에서도 성조가 발생하게 된다, 전공자들은 ‘산스크리트어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배우는 챕터.


  도교 교단이 성립된 이후에도 불교의 영향 아래 교리가 정리되다 보니, 도교와 불교가 융합된 스토리텔링들이 산재한다. 대표적으로 오승은이 재각색한 <서유기>. 도교 신화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막연하게나마, 옥황상제는 천당을, 염라대왕은 지옥을 관장한다고, 우리에게는 알게 모르게 그런 관념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잖아. 옥황은 도교 쪽, 염라는 불교 쪽이다. 


  영화 <신과 함께>를 보면 염라가 다음 1000년을 이끌 새로운 염라에게 직위를 넘기는 장면이 나오잖아. 불교 신화에서는 신의 공덕이 다하면 그 자리를 다음 사람에게 양도한단다. 중요한 건 ‘사람’이 이어받는다는 것.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이렇게 이해한 거야. 도교도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같은 방식으로 이해했단다. 즉 옥황상제에게도 임기가 있었던 것. 어찌 보면 윤회의 맥락이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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