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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Dec 04. 2022

플라톤, <파이드로스> - 양에 대한 늑대의 사랑

사랑의 궤변

  늑대와 양이 서로 사랑을 했다. 늑대는 매일 같이 양에게 고기를 가져다주고, 양은 늑대에게 신선한 풀을 가져다주었다. 양은 동물의 고기가 너무 질겨 먹을 수 없었고, 늑대는 풀의 쓴내를 견디지 못했다. 결국 굶주림에 정신이 혼미해진 늑대는 양을 잡아먹었다.


  내 창작은 아니고, 예전에 어느 신부님의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

  플라톤의 대화편 <파이드로스>에서, 소크라테스는 선의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만족을 위해 상대를 구속하는 방식의 사랑을, 양에 대한 늑대의 사랑으로 비유한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선물을 고를 때는, 과연 그 선물을 상대방이 좋아할까를 고민한다. 그러나 선물을 고르며 떠올리는 사람과의 사랑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상대가 고민해주길 원한다. 그런 점이 싫다고 서로에게 누차 말했건만, 서로가 기어이 그 싫어하는 짓을 계속하다 헤어지는 마당에, 이별의 원인을 상대방으로 말하는 너도 궤변이고 나도 궤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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