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와 뉴턴의 사과 - 차이의 결과

이솝, 빌헬름텔

  비가 그친 후 하늘에 펼쳐지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이솝은 천사가 타고 내려오는 다리를 묘사할 것이며, 헤세라면 시련이 지나간 후 다가오는 행복에 관한 글을 적어내릴 것이나, 뉴턴에게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들이 공기 중의 물방울에 굴절되어 생기는 자연현상이다. 

  이브에게 사과는 유혹이었지만, 뉴턴에게는 발견이었고, 빌헬름 텔에게는 믿음이었다. 사물과 사람과 사건을 대하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이 놈도 저 놈도 늘어놓는 다소 진부한 말이면서도, 또한 이 놈도 저 놈도 잘 실천하지 못하는 말. 그것을 그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시간의 조건이 다른 것. 그 시간의 차이를 이해해 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테지만, 몰이해의 근거일 수는 없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삶의 방정식은 다를 테니. 미지수의 자리에 내가 강권하는 숫자를 넣어 봐도, 내가 예상했던 결과는 아닐 테니. 그것이 유혹인지, 발견인지, 믿음인지는 그 사람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