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편집장 Jan 02. 2023

도교, 군담소설 - 초능력과 판타지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도술의 신통력이 발휘되는 곳으로, <사명대사>가 佛力의 힘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임진왜란의 영웅장이라면, <박씨전>은 한 아녀자인 박씨부인이 道力의 힘으로 호국의 장수들을 굴복시킨 병자호란의 병자호란의 영웅담으로서 병자란의 치욕적인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정신적 승리를 위한 작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두 작품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 양란을 통한 군담소설의 쌍벽을 이루는 자매편인 것이다. 


- 심동복 논문, <박씨전 연구> 중에서 -


  오랜만에 떠올려 본 전공지식. 실제로는 패한 전쟁이지만, 민중들은 저런 판타지로서나마 통쾌한 정신 승리를 이끌어냈다. 생각해 보면, 캡틴아메리카나 아이언맨도 그 시작은 당시 국제정세에서 미국의 민중들을 고무시킨 판타지였던 거잖아. 조선이 양란을 거치는 동안 이런 군담소설들이 유행이었고, <홍길동전>처럼, 채 펼치지 못한 혁명의 사상들이 소설화가 되어 민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소설의 주인공들이 현실적 문제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개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역량은 아무래도 초능력이지. 


  그런 상상해보기도 하지 않아? 초법적 능력으로 부조리한 세상을 쓸어버리고 싶은...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씩 초능력을 꿈꾸는 이유는, 더 이상 지구를 지키기 위함은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진짜 싹 다... 


  그러나 또한 이 이기적인 인간들에게, 현실에서 이런 초능력이 생긴다면, 정의의 편보다는 악의 축이 될 확률이 확실히 높지.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은 허구지만, 그들이 상대하는 악당들은 엄연히 현실에 존재하는 우리들의 이기심이다.

작가의 이전글 소쉬르, 언어의 구조 - 랑그와 파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