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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Jun 12. 2021

그가 잃어버린 것

다스베이더를 위한 변명

   “넌 선택받은 존재였어!”

   잃기 아까운, 발군의 재능을 지닌 전사. 무너지고 미여지는 마음에는 그 이유가 전부였을까? 오비완은 여전히 “아저씨도 제다이에요?”라고 물었던 그 소년을 기억하고 있다. 오비완이 무엇을 잃었는지 아나킨은 알지 못한다.


   정통의 기준에서 비껴선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감내해야 했던 ‘정의’로부터의 부조리. 오비완은 아나킨이 어떤 불안을 겪었는지를 알지 못 한다. 그저 ‘선택받은 자’로써 겪어내야 할 과정이라 생각했고, ‘믿음’이라는 짐을 지웠고, 아니킨도 그런 믿음에 부합하고 싶었기에 홀로 앓고 있었다. 아나킨은 여전히 제다이 아저씨를 좋아하는 그 소년의 마음이었다. 아나킨이 무엇을 잃었는지 오비완은 알지 못한다.

   남들에게 미친 년놈 소리를 듣고 사는 이들에게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각자의 사연이 있을 터. 그것을 타고나는 사람이 있을까? 왜 그때 그런 말을 안 했냐고 되묻기에는, 그때 그것이 그 사람이 할 수 있었던 최대치의 표현이었던가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거. 어쩌면 그때 이미 내게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모르는데, 그걸 내가 못 알아들은 것이었을 수도 있고... 

  

   굳이 오해에 대한 해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관계라면, 멀어져도 상관없는 거 아니야. 멀어지기 싫거들랑, 내 몰이해의 날들에 대한 미안함을 더해 그냥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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