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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편집장 Mar 18. 2023

<서유기>의 한 장면 - 삼장법사와 손오공

선과 악

  악은 때로 보다 더 고결한 선을 가장해 다가온다. 손오공은 요괴의 정체를 단번에 간파하는 반면, 삼장의 법력은 그 너머를 보지 못한다. 아이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이유가, 유혹에 이끌리는 욕망 때문은 아닐 터, 너무 순진무구한 시선에도 그 악이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부단히 그것과 직접 몸을 맞대고 싸워온 시선으로 만류를 해봐야 손오공만 욕을 먹는다. 너는 그를 왜 그렇게 미워하냐며... 대개 이런 경우, 평소 손오공과의 의리 이면에 약간의 질투심도 지니고 있던 저팔계와 사오정이 삼장 편을 들면서 비극을 키우거든. 


  그러나 손오공이 손오공인 이유는그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멀리로 밀려나 있어도끝까지 그의 뒤에서 그를 지키고 있었기에...


- <불운이 우리를 비껴가지 않는 이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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