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콤플렉스
맹자 가라사대,
人之患 在好爲人師 (인지환 재호위인사)
사람의 병통은 남의 선생이 되는 일을 좋아하는데 있다.
상대가 지니고 있는 정보의 밀도와 전문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지닌 정보를 말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그렇게들 가르치려 든다. 꼰대들의 특징 중 하나. 나는 그에게 질문할 마음이 없건만, 그들은 내게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부하직원이 이미 잘 하고 있어도, 자신이 뭐라도 가르침으로 매워야 할 결핍을 발견해야 직성이 풀린다.
철학자 바슐라르의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프로메테우스 콤플렉스’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가 건넨 불로 인해 인류에게서 문명이 시작된다. 하늘에서 훔친 불은 신에게서 취한 지력(智力)의 메타포이다. 즉 천상의 빛으로 지상의 몽매를 거두어버린 것. 프로메테우스 콤플렉스를 앓고 사는 꼰대들에게는 상대가 이미 불을 소유하고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불을 건네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렇게들 가르치고 싶어 한다.
- <순수꼰대비판> 중에서 -